
기아자동차의 유일한 프레임타입 SUV 모하비가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더 뉴 모하비’로 재탄생했다. 최근의 SUV는 대부분 모노코크타입으로 SUV 특유의 터프함보다는 세단같이 말랑말랑 주행감성을 내세운다. 때문에 단단하고 강인한 정통 프레임타입 SUV를 선호하는 마니아층은 모노코크를 거들떠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기아차가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엔진 개발을 위해 지난해 8월 모하비 생산을 일시 중단하자, 시중에는 ‘모하비 단종설’과 함께 “지금 사지 않으면 앞으로 프레임타입 모하비를 영원히 살 수 없다”라는 루머까지 떠돌았다. 이에 소비자들은 서둘러 모하비 계약에 나섰고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총 5700여대가 계약됐다. 이는 월 평균 950대로 2014년 평균 판매대수(월 882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국산 프레임타입의 대표 SUV에 환경성까지 겸비
그렇다면 모하비의 어떤 점이 운전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일까. 우선 프레임은 차의 뼈대(프레임)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 차체와 엔진, 미션 등을 차례로 올려 완성하는 방식이다. 생산비용이 많이 들지만 모노코크에 비해 비틀림 강성이 뛰어나고 충돌이나 하중을 견디는 힘이 강해 정통 SUV에 많이 쓰인다. 반면 모토코크는 독립된 뼈대를 따로 만들지 않고 차체와 함께 통째로 찍어낸 뒤 여기에 엔진과 미션 등을 조립하는 방식이다. 최근엔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비가 덜 들고 경량화와 내구성에 유리한 모노코트타입을 선호한다.
이런 이유로 프레임타입 SUV가 점점 귀해지고 있지만, 모하비는 아직까지 프레임타입을 고집하고 있다.

#단단한 바위를 연상시키는 디자인
이번 시승차는 ‘3.0 디젤 프레지던트 AWD’ 모델로, 가격은 4680만 원이다.
외부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 거의 흡사하다. 대형 SUV 중에서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온 모하비를 뜯어 고치기보다는 전통을 계승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모하비는 디자인 평가가 워낙 좋아 8년만의 모델 체인지인데도 크게 손 볼 곳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모하비를 처음 본 운전자는 대부분 크고 묵직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마치 둥글지만 단단하고 커다란 바위를 연상시키는데, 어디 세게 부딪혀도 깨지지 않을 것 같은 믿음을 준다.
전면은 대형 HID 헤드램프 아래로 LED 주간주행등과 안개등을 적용하고 투톤 컬러 범퍼를 도드라지게 배치해 강인함을 표현했다. 측면은 대형 사이드미러에 18인치 크롬 알루미늄 휠이 돋보인다. 후면은 LED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하고 단순하게 꾸몄다.

#뛰어난 정숙성에 안정적인 주행성능 돋보여
시동을 걸자 낮은 디젤엔진음이 들릴 듯 말듯 작게 울려왔다. 요즘은 시동만 걸어서는 디젤차와 가솔린차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나다. 이런 점은 모하비도 마찬가지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차를 출발시키자 거대한 기함이 잔잔한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거침없이 움직였다. 무겁고 거대한 차의 움직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벼웠다. 서서히 속도를 올리자 마치 중형 세단이 달리듯 조용하고 부드럽게 나가갔다. 시속 100km까지 쉽게 가속됐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속도가 올라가 가속에 대한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실연비 8km/ℓ 내외, 첨단 장비는 아쉬워
그래도 SUV를 타고 일반 도로만 달리는 것은 재미가 없다. 자유로를 벗어나 임진강변 약 2km에 이르는 비포장 길에 들어섰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녹아 중간 중간 험한 진흙탕 길이 나타났다. 하지만 모하비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거침없이 달렸다. 40km이상 속도에서도 충격을 잘 흡수하며 부드럽게 나아갔다. 일부 구간에서 한 쪽 바퀴를 20% 이상 경사에 올려놓고 달려도 불안감 없이 치고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차는 3.0리터 V6 디젤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최고출력 260마력에 최대토크 57.1kg.m으로 뛰어난 토크를 자랑한다.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0.2km/ℓ인데, 자동차전용도로와 국도를 약 120km가량 달린 뒤 계기반 연비는 8km/ℓ 내외를 기록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한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이나, 휴대폰 무선충전기능,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등이 없는 것은 아쉬웠다. 가격은 노블레스(2WD) 4025만 원, VIP(선택 4WD) 4251만 원, 프레지던트 468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