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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멕시코에 전기차 설비 투자 추진”

이건혁 기자
입력 2023-05-17 03:00:00업데이트 2023-05-30 13:56:44
기아가 멕시코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마련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는 아직 투자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멕시코산 전기차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투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 사무엘 가르시아 주지사는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좋은 소식! 기아가 두 가지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한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주지사는 현재 외교부의 ‘한-중남미 미래협력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 중이다.

그는 이날 서울 성동구에 있는 기아의 전기차 전시관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를 방문한 사진과 함께 “이 차(EV9)가 곧 누에보레온에서 (생산된다)”라고 했으며,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찍은 사진에는 “안 본부장이 누에보레온에 좋은 소식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가르시아 주지사는 당초 투자 금액을 “10억 달러”라고 적었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기아의 멕시코 공장은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 있다. 연간 40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소형 세단 K3와 프라이드 등 2가지 차종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누에보레온주는 대규모 산업 단지가 조성돼 있고 미국 국경과 가까워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몬테레이에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를 투자해 새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아 측은 가르시아 주지사가 밝힌 전기차 투자 소식에 대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는 하고 있으나 확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아는 올해 1분기(1∼3월) 가동률이 70%에 그치고 있는 멕시코 공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안이 필요한 만큼 투자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올해 3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몬테레이를 찾아 생산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핵심 광물 및 배터리 관련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 중 북미지역에서 생산됐을 경우에만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주는 IRA에 따라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투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