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렉서스는 지난 6일 오전 소형 CUV 크로스오버 NX300h를 한국시장에 출시하며, 동시에 출근길 극심한 정체가 포함된 코스에서 언론 대상 시승회를 진행했다. 렉서스가 신차발표회를 앞두고 시승회를 먼저 진행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NX300h가 그만큼 주요 볼륨 모델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잠실 올림픽공원을 출발해 인천 송도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영종도 그랜드하얏트 인천에 이르는 137km의 거리를 달렸다. 시승모델은 수프림과 이그제큐티브 두 종류로 나눠진 트림 중 몇 가지 편의사양이 빠진 수프림 모델이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강화 전략에 따라 내년 출시 예정인 2.0리터 가솔린 터보에 앞서 먼저 한국시장에 출시된 NX300h는 지난 5월 열린 ‘2014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언론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와 도쿄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LF-NX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혁신적 디자인과 렉서스 최초의 콤팩트 크로스오버라”라고 소개했다.

날렵한 주간주행등과 거대한 스핀들 그릴로 한눈에도 강렬한 외관이 인상적인 신차는 도심에 최적화된 CUV 콘셉트에 맞춰 개발 단계부터 전폭과 전고의 비율을 생각할 만큼, 디자인과 차체 크기에 세심한 신경을 썼다.
NX300h는 전장×전폭×전고×휠베이스가 각각 4630mm, 1845mm, 1640mm, 2660mm로 수입차 판매 1위 폴크스바겐 티구안(4430×1810×1705×2604)과 비교하면 전고가 낮고 전장이 200mm 정도 길다. 실내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 역시 티구안에 비해 56mm 길어 CUV지만 여유로운 뒷좌석과 머리 위 공간까지 확보했다.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돼 구동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파워트레인을 갖춘 신차는 2.5리터 엔진이 152마력의 최대출력과 21.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전기모터와 합산된 시스템 최고출력은 199마력에 이른다. 변속기는 e-CVT 무단변속기를 탑재해 전 구간에서 변속충격 없는 부드러운 주행을 맛 볼 수 있다.
NX300h의 특징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상급 모델인 RX에 탑재돼 이미 그 성능을 입증 받은 가변식 사륜구동 시스템인 ‘E-four’의 전 트림 기본 장착을 꼽을 수 있다. 평지, 눈길, 빙판길, 코너링 등 차량의 주행상태에 따라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적절히 배분해 조종 안정성을 향상시켜주는 이 기능은 사계절 노면상태가 바뀌는 국내 도로에 적합하다.

물론 하이브리드 모델이니 배터리의 전력이 남아있다면 줄곧 가솔린 엔진의 개입 없는 정숙한 주행이 가능하다. 플러그만 없을 뿐 전기차와 전혀 다를 바 없다. 이후 오르막이나 배터리 전략이 부족할 때 개입하는 가솔린엔진의 이질감도 타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모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다.

NX300h의 정부공인 표시연비는 복합기준 12.6km/l이다. 하지만 에코와 EV모드를 적극 활용할 경우 시내 주행에서 15km/l를 웃도는 순간연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도심과 고속도로가 적절히 혼합된 시승회에서 기자가 탄 시승차는 10.5km/l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스포츠모드를 주로 사용했고 줄곧 고속주행을 했던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날 시승을 마무리하고 함께 시승한 기자들 중에는 평균연비 20.5km/l를 기록한 운전자도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렉서스 NX300h의 연비 우수성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영종도=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