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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새만금 개발 구체화… 16조원 경제효과 전망

정진수 기자
입력 2026-02-27 15:05:12 업데이트 2026-02-27 16:32:24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는 로봇, AI 및 에너지 설루션 중심 미래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국내 혁신성장거점 설립을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정부 및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AI 수소 시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전북 새만금 지역 112만4000㎡(약 34만 평) 부지에 2026년부터 로봇, AI, 수소 에너지,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 9조 원 규모 투자를 실시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국내 로봇, AI 산업 혁신 및 수소 생태계 대전환을 통한 지역 균형 발전,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활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방침이다.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갖춘 새만금은 철도, 항만, 공항 등 광역 교통망을 확충하고 있으며,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 규모인 409㎢(약 1억2000만 평) 부지를 통해 대규모 개발 수요를 수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5월 새만금개발청과 ‘미래 모빌리티 기술 도입 및 AI 기반 스마트시티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0월 새만금개발청은 현대차그룹이 진행한 APEC CEO 서밋 2025 수소 세션에 참가해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지사, 한병도 정동영 조배숙 이춘석 안호영 윤준병 이원택 박희승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서강현 기획조정담당 사장, 성 김 전략기획담당 사장, 정준철 제조부문 사장, 진은숙 ICT담당 사장 등 임직원들이 함께했다.

협약식에 앞서 참석자들은 AI 로보틱스 생태계의 핵심이 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해, 차세대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 산업용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 및 ‘무인 소방로봇’ 등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로봇 제품들을 살펴봤다. 행사장에 전시된 1MW급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시스템 및 수전해 스택, 100k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기,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이를 활용한 ‘디 올 뉴 넥쏘’,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랙터’ 등 수소 모빌리티도 주목을 받았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사업 성과 및 지원 계획 소개에서 “새만금은 풍부한 에너지원과 차별화된 투자 혜택을 갖춘 곳”이라며 “대규모 무규제 부지를 활용해 새만금을 인간과 로봇, AI가 공존하는 혁신성장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은 “새만금에서 시작되는 차세대 산업 패러다임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대전환의 중추가 될 것”이라며 “제조 전문성을 비롯해 로봇, AI, 수소 에너지 역량을 두루 갖춘 현대차그룹은 첨단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MOU를 통해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는 현대차그룹 새만금 혁신 거점 설립을 위해 인허가 등 행정 절차, 로봇, AI 및 수소 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및 인프라 등을 지원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상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피지컬 AI 활용 특례 등 AI 시티를 위한 기반 마련 지원, 로봇·수소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고 새만금 지역의 산단·정주 및 광역교통 여건을 개선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지원과 피지컬 AI 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 개발 및 확산 지원을, 산업통상부는 로봇 산업 육성 및 진흥을 위한 정책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청정 수소 육성을 위한 정책 지원과 함께 신산업·지방 균형 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방안을 마련한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법령·조례에 의한 인허가와 보조금 지급,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지원할 예정이며, 새만금개발청은 전체 사업 추진을 위한 인허가 포함 행정절차 및 관련 제도 개선 지원을 비롯해 로봇·AI·수소 산업 클러스터화 및 지산지소를 위한 새만금지역 신재생 에너지 연계 지원 등에 나서며 사업 추진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2026년부터 9조 원 규모 투자
인류 삶 변화 위한 미래 기업


현대차그룹은 새만금 혁신성장거점 투자를 계기로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로봇, AI 및 에너지 설루션 중심 미래기술 기업’으로의 비전을 본격화한다.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로봇 기술의 선도 및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로 대표되는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 탄소 중립 시대를 여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의 주도적 구축 등 로봇, AI, 수소 에너지 기술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글로벌 강국 도약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는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을 중심으로 한 첨단 밸류체인 구축에 초점이 맞춰진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미래 기술 두뇌 고도화를 통한 자율주행 및 로봇 등 피지컬 AI 구현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AI 데이터센터(5조 8천억 원)를 건립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계적으로 GPU 5만 장급 초대형 연산 능력을 갖추고 SDV 개발, 스마트 팩토리 구현 등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 및 저장한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구현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제조, 물류, 판매 등 모든 밸류체인에 걸쳐 확보 가능한 기업으로서, 현장 데이터를 AI 학습에 사용하고 이를 다시 제품에 적용하는 선순환 체계 구축을 통해 기술 및 제품 개발의 속도와 안정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고객 맞춤형 로보틱스 기술로 확대 구현할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4000억 원)도 조성한다.

클러스터는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과 부품 단지로 구성된다. 연 3만 대 규모로 들어서는 로봇 제조 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제조 설루션 및 AGV(무인운반차) ·AMR(자율주행 물류 로봇) 기반의 스마트 물류를 도입하며,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또한 중소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로봇 산업 확장을 촉진함으로써 모터 및 센서 등 핵심 부품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국내 로봇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미래의 청정 에너지 산업 기반 마련을 위해 지역 내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200MW 규모 수전해 플랜트(1조 원)도 건설한다.

수소 충전소 등 플랜트 인근 공급 인프라 구축을 병행하고, 생산된 청정 수소는 트램과 버스, 수요응답형 교통 서비스(DRT) 등 다양한 모빌리티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청정 에너지 자립 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수소 경제 조기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국내에 총 1GW 규모의 수전해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PEM 수전해기 및 수소연료전지 부품 제조를 위한 현대차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을 착공했으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만금의 풍부한 일조량을 활용해 필요 분야에 원활한 전기를 공급하는 ▲GW급 태양광 발전(1조3000억 원) 사업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이후 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에서 99MW 규모 태양광 발전시설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검증된 사업추진역량을 바탕으로 2035년까지 GW급 태양광 발전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확보해 AI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플랜트의 핵심 전력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대규모 데이터 및 전력 집약형 시설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며, 그룹 차원의 탄소 중립 및 RE100 이행 가속화에도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AI와 로봇, 수소 에너지 기술이 유기적으로 융합되어 완성형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AI 수소 시티(4000억 원)도 조성된다.

AI 수소 시티는 ‘디자인(D.E.S.I.G.N.)’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된다. 전력과 데이터 및 로봇 수요 창출,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전문성과 기술, 그룹 역량이 집결된 로봇 및 수소 에너지 생태계, 그리고 대한민국 도로, 철도, 항만, 정보통신기술, 국가 성장 핵심 전략 및 정책 지원, 민관 협력 및 해외 진출 네트워크 등을 통해 AI 수소 시티를 디자인한다는 계획이다.

AI 수소 시티는 정부가 6.6㎢(약 200만 평) 부지에 기반 시설을 공사 중인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에 구현된다. 인근 수전해 플랜트에서 생산된 수소를 활용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에너지 순환 시스템이 도입되고, 피지컬 AI가 교통, 물류, 안전 등 생활 전반에 적용되어 미래형·무공해 AI 도시의 표준 모델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서의 도시 단위 실증 경험을 향후 세계 각국의 AI 도시 건설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혁신성장거점 중 AI 데이터센터 및 태양광 발전 시설은 2027년 착공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같은 해 첫 삽을 뜨는 수전해 플랜트는 2029년 1차 완공 이후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려갈 예정이며,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는 2028년 공사에 착수해 이듬해인 2029년 끝마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국민성장펀드 논의도 추진한다.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활력 제고


이번 투자는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125조2000억 원 규모 국내 중장기 투자 계획 가운데 핵심 프로젝트이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제도 및 인프라를 갖춘 새만금에 신사업 혁신성장거점을 구축함으로써 로봇, AI, 수소 에너지 기술 등 첨단 밸류체인 경쟁력을 고도화하고, 인간 중심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CES 2026에서 하드웨어와 이동성 중심 로보틱스를 넘어 고도화된 AI 기술을 활용한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와 구글 딥마인드 등 AI 산업 선도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수립했으며 보스턴다이나믹스 및 로보틱스랩 등의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인간과 로봇의 조화로운 협업 및 공존 관계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 등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축적된 제조 노하우와 혁신 역량을 망라한 첨단 제조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로봇은 국내에 건립 예정인 ‘어플리케이션 센터’에서 AI 학습을 거쳐 사전에 완성도 및 안전성 검증을 마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로봇은 더욱 스마트하고 안전한 상태로 진화한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전 밸류체인에 걸친 맞춤형 설루션 제공을 통해 수소 경제 조기 전환에 힘을 쏟고 있으며, 정부,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 등과의 활발한 파트너십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의 역반응을 활용해 물에서 고순도의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PEM 수전해기는 현대차가 국내 기술로 개발해 90% 이상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는 로봇, AI 기술 혁신 및 수소 에너지 생태계 대전환을 이끌고, 신규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 발전 촉진 등 즉각적이며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자가 유발하는 경제효과는 한국은행 등 산업 연관표 기준 약 16조 원에 이르며 직간접 7만1000명 수준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가 본격화하면 새만금을 중심으로 로봇, AI 및 수소 에너지 등 첨단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지속가능한 지역 성장의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