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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 성장·수익성 동시 겨냥… ‘전략 2030’ 본격화

정진수 기자
입력 2026-04-17 15:48:38
보쉬 그룹이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구조 개편과 선제적 투자에 따른 수익성 둔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는 고도화된 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에 나서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보쉬는 지난 2025년 매출 910억 유로를 기록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환율 효과를 제외할 경우 약 4.1% 성장한 수치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률은 2.0%로 전년(3.5%) 떨어졌다. 약 27억 유로 규모 구조 개편 및 인력 조정 관련 충당금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잉여현금흐름 역시 약 3억 유로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상승 기조를 유지하며 재무 안정성은 유지했다. 자기자본비율은 41.6%로 견조한 수준을 이어갔다.

경영진은 현재 실적을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테판 하퉁 보쉬 그룹 회장은 “보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미래를 만들어 낸다. 2026년은 진전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자동화, 디지털화, 전동화, AI라는 핵심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이 수익성 있는 성장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진행 중인 구조 개편의 비용 절감 효과와 전 사업 부문의 혁신이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마르쿠스 포슈너 CFO 역시 “경쟁력은 수익성 있는 성장의 기반이며 미래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며 “경쟁력 강화를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고 동시에 투자 여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쉬는 2026년 사업연도에 매출 2~5% 성장과 영업이익률 4~6%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구조 개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장벽, 인플레이션 등 외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글로벌 시장의 완만한 성장세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에 약 120억 유로를 썼다. R&D 비율은 매출의 8.7%에 달했다.

보쉬 올해 목표는 ‘전략 2030’을 통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상위 3대 공급업체 도약이다. 하퉁 회장은 “국제 경쟁에서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차별화가 핵심”이라며 “지역별 요구에 맞춘 제품과 공급망을 구축하면서도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동력으로는 센서 기술과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그리고 AI 기반 서비스가 꼽힌다. 보쉬는 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관성 센서를 통해 GPS나 카메라 없이도 차량 위치 인식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이 2030년 약 2000억 유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I 기반 차량 플랫폼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전동화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보쉬는 올해 700만 개 이상의 전기차용 부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인도 시장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전기차 핵심 부품 사업 확대에 나섰다. 하퉁 회장은 “미래의 자동차는 알고리즘뿐 아니라 파워트레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재와 서비스 부문에서도 AI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AI 음성 기능을 갖춘 가전제품과 AI 기반 전동공구, 디지털 모빌리티 서비스 등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쉬는 서비스 부문에서 2030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