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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적자생존 내몰린 부품사들…“스폐셜리스트만 살아남는다”

뉴스1
입력 2024-06-18 17:01:00업데이트 2024-06-18 17:03:04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전기차를 필두로 한 모빌리티 대전환이 가속하면서 완성차 및 부품업계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업체들이 맞닥뜨린 현실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연기관 한계를 넘어 미래 주행은 편의, 안전, 감성 모두를 충족시켜야 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자동차는 이미 움직이는 컴퓨터로 자리 잡았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시대에 맞게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역할이 강조되는 추세다.

전기차는 내연기관보다 구조가 단순하다. 편의사양 탑재 공간이 많아진 완성차 입장에선 새로운 기회지만 부품업계가 피부로 느끼는 것은 다르다. 부품 수 절댓값 감소는 결국 사업 포트폴리오 근간을 흔든다. 백화점식 납품으로 고객사 니즈를 충족하는 영업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

전기차 대중화에 따른 가격 경쟁도 악재다. 완성차 업체는 시장 경쟁력과 보조금 등을 이유로 친환경차 출고가 인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드웨어 성능이 평준화된 상황에서 이는 고스란히 부품사 부담으로 전가된다. 완성차 업체의 역대급 실적 파티에도 부품사들이 함께 잔칫상을 펼치지 못하는 이유다. 부품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국내 업계 전반은 영업이익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IB업계는 전동화 기술 편차는 재료와 제조 기술에 달려 있어 결국 원가와 생산성 싸움이라고 진단한다. 전기차 가격은 보조금이 없어지는 시점까지 지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장 안정화 단계 전까지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 달성이 부품사 최대 화두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최근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합종연횡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은 일본 도요타, 미국 테슬라 등과 배터리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일본 파나소닉도 도요타와 배터리 동맹을 맺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모두 전기차 가격 경쟁 핵심인 배터리의 안정적 물량 확보와 리스크 감소 차원에서다.

영국 부품사 GKN 오토모티브(GKN Automotive)의 리암 버터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오토모티브 뉴스와 인터뷰에서 전기차 시장에서 마진도 포기하고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완성차 업체까지 전기차 부품을 직접 만든다고 토로했다.

GKN은 영국과 독일 완성차 업체 내연기관차량에 동력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40위권 수준의 우량 부품사다. 상시 동력 구동시스템인 AWD(All Wheel Drive) 기술로 수십년간 회사를 지탱했고, 전동화 시장 전환을 앞두고 전기차용 구동시스템 ‘e드라이브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UBS는 전기차 대응을 선제적으로 추진한 부품사들이 패권을 쥘 것으로 전망했다. UBS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소형 전기차 ID.3 구동시스템을 완성차 업체가 직접 제작하면 1000달러의 원가가 들지만, 부품사가 제작하면 절반 수준인 500달러로 낮출 수 있다. 부품사의 대량 생산 노하우와 투자 그리고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가능한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는 자동차 부품 구조에서 기계부품 비중이 크게 줄고 최근 10% 수준인 소프트웨어 비중이 2030년 30%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품사는 고부가가치 상품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과 경쟁력 강화라는 지상 과제에 직면했다”며 “백화점식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미래차 핵심 기술 중심으로 수익성과 내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