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upporter wearing a President-elect Donald Trump mask holds an American Flag up to passing vehicles near Trump‘s Mar-a-Lago estate, Friday, Nov. 29, 2024, in Palm Beach, Fla. (AP Photo/Carolyn Kaste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강력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각종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3일(현지시각)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미국 기업이 파괴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바비 인형을 만드는 마텔부터 가전제품 제조업체 월풀까지 수많은 미국 기업은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미국 수입 알루미늄의 약 5분의 3은 캐나다에서 나온다. 또 수입 강철의 4분의 1은 캐나다에서, 그외 대량의 강철도 멕시코에서 수입된다고 한다. 씨티그룹은 트럼프의 관세가 미국 제조업체가 구하는 강철의 가격을 15~20% 인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곳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봤다.
이를테면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하는 픽업 트럭의 절반 이상을 멕시코와 캐나다 소재 공장에서 수입한다. 또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쓰이는 부품의 약 9%도 이 두 나라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은행 노무라는 트럼프의 관세로 인해 내년 GM의 영업이익이 5분의 4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기업들은 3가지 방법으로 이런 관세에 대응할 수 있는데, 이 방법들은 모두 한계점이 명확해 탈출구가 될 수 없다.
첫 번째는 필요한 것을 미리 비축하는 것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 델, HP의 경우 새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은 전자 부품을 수입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방법에는 관세 해제 전에 재고가 고갈될 수 있고, 재고 보유를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 방법은 가격을 인상해 관세를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공구기업 스탠리블랙앤데커와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 등은 이미 이런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방법도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미국인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축적한 저축은 지속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감소했고, 미국 고용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징후도 있다. 또 신용카드 연체율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황이다.
세 번째 방법이자 가장 어려운 대응책은 공급망을 재편성하는 것이다. 새로운 공급업체를 찾으면 테스트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은 수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또 많은 미국 기업들이 세계의 공장인 중국을 벗어나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 미국 행정부가 멕시코 등을 통해 우회 수입되는 중국 상품에 대해서까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도 있다. 값싼 중국 기업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경로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이 무역적자를 겪고 있는 모든 국가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 등 저비용 국가로 공급망을 이전한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일부 기업은 생산 시설을 다시 미국 내로 가져오려고 할 수도 있는데, 미국에서 물건을 제조하는 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점들을 모두 종합할 때 트럼프발 관세 물결은 미국 기업들에 이전보다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칼라일 버드 회계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관세에 노출된 미국 기업의 자산 대비 영업이익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스탠리블랙앤데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관세로 인해 연간 3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는데, 이는 2017년 순이익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