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지난 10일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전동화 SUV ‘YU7’의 모습. 자사 두번 째 전동화 모델로 내년 6월 출시될 예정이다 (샤오미 웨이보 게시글 갈무리). 2024.12.10 뉴스1
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첫 전기차(EV)를 내놓은 지 6개월 만에 일본 도요타 전기차 판매 실적을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완성차 기업이 선도하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 중국 정보기술(IT) 기업까지 가세하는 모습이다.16일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0위 기업 중 5개가 중국 기업이었다. 3분기 55개국에서 팔린 전기차 250만 대가 조사 대상이었다. 상위 10개 기업 중 절반을 중국 기업이 차지한 건 분기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1위는 미국 테슬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43만 2000대였다. 2위인 중국 BYD가 같은 기간 9% 증가한 42만 4000대를 팔아 바짝 뒤쫓았다. 3위는 중국 지리로 63% 증가한 20만 1000대를 판매했다.
중국 광저우자동차(GAC)그룹은 9만 6000대로 7위, 중국 립모터와 중국 니오는 각각 6만 2000대로 9위와 10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말 스텔란티스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립모터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8% 이상 급증했다.
10위권의 나머지 비(非)중국 기업은 미국 GM그룹(4위·18만 4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5위·17만 대), 현대자동차그룹(6위·10만 대), 독일 BMW그룹(8위·8만 3000대) 등이다.
10위권 밖에선 중국 기업의 선전이 더욱 두드러졌다. 11위는 6만 2000대를 판매한 창안자동차였고 14위부터 20위까지 모두 중국 기업이다. 유럽·미국의 스텔란티스그룹(5만 6000대)이 12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그룹(5만 6000대)이 13위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모두 20위권 밖이었다. 닛산자동차(22위·3만 4000대), 도요타그룹(23위·3만 3000대), 혼다(24위·2만 대) 순이었다. 일본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를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하이브리드차(HEV) 개발에 집중한 결과다.
3분기 단연 돋보인 건 샤오미다. 2021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샤오미는 3년만인 지난 3월 첫 번째 전동화 모델인 대형 세단 ‘SU7’을 출시했다. 샤오미는 3분기 SU7 4만 대를 판매해 단숨에 18위에 진입했다.
현재 SU7은 중국 내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가격이 3만 달러(약 4300만 원)대에 불과해 수출 시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의 목표는 2030년 전까지 유럽 시장에 진출해 세계 5위 전기차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라인업도 신속히 늘릴 계획이다. 지난 10월 SU7 고급형 트림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두 번째 전동화 모델로 대형 SUV인 ‘YU7’을 내년 6월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완성차 모델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4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 속도가 빠른 편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 과정에서 쌓은 IT 역량과 전자 부품사와의 오랜 협업을 바탕으로 향후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시장까지 선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SU7은 샤오미 스마트폰 운영체제(OS) ‘하이퍼’와 인공지능(AI) 비서 ‘샤오아이’가 탑재돼 자체적인 SDV 생태계를 일부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