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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전기차 싸게 내놓나”… 폭스바겐, 3500만원대 ‘ID.2’로 선공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3-03-16 14:41:00업데이트 2023-05-08 18:47:33
폭스바겐이 15일(현지 시간) 새로운 전기차로 선보일 ‘ID.2올(all)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전기차 ID.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골프보다 작은 해치백 모델인 ‘폴로’와 비슷한 크기 전기차로 볼 수 있습니다.

콘셉트카 디자인은 양산에 근접하게 보입니다. 양산차라고 소개했으면 그렇게 믿었을 겁니다. 폭스바겐 특유의 간결하고 절제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먼저 출시된 ID.시리즈는 유선형 디자인으로 다소 귀여운 느낌이 강합니다. 기존 폭스바겐 느낌을 지운 경향이 있었습니다. 근데 이번 콘셉트는 다시 예전 폭스바겐으로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다소 심심할 수 있지만 질리지 않는 모범생 스타일입니다. 절제된 디자인과 최적화된 비율이 당당하고 야무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전기차보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C필러 디자인은 골프 헤리티지 디자인을 재해석했다고 합니다. 헤드램프와 라이디에이터 그릴부분은 하얗게 처리했는데 실제로 보면 가면을 쓴 느낌일 것 같습니다.
ID.2올 콘셉트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디자인이 다는 아니지만 사실 모범생 스타일 디자인을 추구한 시기에 폭스바겐에서 ‘해치백 교과서’라고 불리는 골프가 탄생하기도 했죠. 현행 ID.시리즈 디자인은 아직까지 교과서적인 분위기는 아니니깐 한 번쯤 디자인을 개편할 적절한 타이밍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ID.2올 콘셉트 실내 디자인도 외관과 조화를 이룹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구성입니다. 폭스바겐 로고가 새겨진 다이얼은 직관적이면서 스타일리시하게 보입니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ID.2올 콘셉트 양산차 역시 다른 ID.시리즈처럼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동급 내연기관 모델보다 확실히 넉넉한 공간을 구현하겠지만 사실 폭스바겐 MEB 플랫폼 기반 전기차 실내 공간이 전반적으로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넉넉한 것은 아닙니다. 동급 내연기관보다 약간 넓은 수준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휠베이스 수치만 봐도 오히려 현대자동차그룹 E-GMP 플랫폼이 실내 공간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 전기차는 실내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으니까요.
성능은 최고출력이 226마력 수준이라고 합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450km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근데 유럽 기준이니까 국내 인증 시에는 100km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에 국내에서 인증 받은 BMW iX도 유럽에서는 400km 중반대인데 국내에서는 300km 초반대입니다. 배터리 용량은 60kWh대가 유력해 보입니다.

ID.2올 콘셉트의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가격입니다. 수년간 ID.시리즈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폭스바겐이 저가 모델을 앞세워 전기차 대중화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전기차 저가 모델의 기준을 ‘2만5000유로’로 설정했습니다. 유로로 보면 저가 모델 느낌이 드는데 환산하면 3000만 원대 중반입니다. 확실히 전기차로는 저렴한 가격이 맞습니다. 동급 전기차로 볼 수 있는 푸조 e208이 국내에서 4900만~53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니까요. 보조금이 더해지면 2000만 원대로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전기차만 보면 저렴한 편이기는 한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프라이드급 차를 사는데 3000만 원을 지불하기는 망설여질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3500만 원대에 판매되는 내연기관 골프가 아른거리는 가격입니다. 폭스바겐코리아 프로모션이 또 강하니까 그것도 노려볼 수는 있는데 골프 역시 전기차 만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할인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실 해외에서 발표한 가격은 큰 의미가 없기도 합니다. 국내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판매가격이 사양이나 마케팅 전략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ID.2올 콘셉트의 디자인은 폭스바겐 팬 입장에서는 꽤 환영할 만한 디자인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도 기대가 되는 요소입니다. 첨단사양으로는 IQ.라이트, 트래블어시스트, 지능형 경로 안내 등 최신 기능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6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는데요. ID.2올 콘셉트의 양산 모델도 그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ID.3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는데 이 차도 전기차 신차 10종에 포함됩니다. 올해는 여기에 ID.버즈 롱휠베이스와 ID.5 살룬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2026년에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선보인다고 하네요.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