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행 중인 BMW 차량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BMW 차량 화재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이슈가 됐다. 최근 8개월 동안 BMW 차량 십여 대가 전소됐고 이중 520d 차량 화재 신고만 총 8건이 국토교통부에 접수됐다.
그때마다 차량을 수입·판매한 BMW코리아는 원인 분석 중이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자칫 소비자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사안이지만 수년 동안 발화지점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특히 BMW코리아는 수입차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소방 당국에 차량을 기증한 업체인데 역설적으로 차량 화재 사고도 가장 빈번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직접 화재 사고 조사에 나섰다.
국토부는 지난 16일 BMW 차량 화재와 관련해 교통안전공단에 정확한 원인 및 결함 규명을 위한 사고 조사를 지시했다고 19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도로를 주행하던 BMW 520d 차량이 또다시 화염에 휩싸였다. 8개월 동안 동일 차종 9대가 불에 탄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차량은 운행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졌다. 다만 이번 사고 차량은 화재 정도가 심하지 않아 화재 원인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토부 측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 차량은 완전히 불에 탄 지난 사고차들과 달리 형태가 어느 정도 남아있어 발화지점을 파악할 수 있는 상태”라며 “엔진 부분 결함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지난 2016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SUV 모델 X5 7대를 기증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BMW 차량 화재 사고를 예의주시해 왔다. BMW 측에 화재 관련 기술분석자료를 요청하고 사고 원인 파악에 몰두했다. 하지만 차량 훼손이 심해 원인 파악이 불가능했다. BMW 역시 본사 차원에서 자체 조사를 진행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훼손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고 차량이 접수돼 화재 원인 파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국토부는 사고 발생 이틀 후 위원회 소집 등 심의를 거쳐 교통안전공단에 해당 사고 조사를 지시했다.황우관 국토부 자동차 제작결함 담당 조사관은 “자동차 화재 사고는 전소로 인해 원인불명인 경우가 많다”며 “BMW 차량 화재 역시 원인 파악이 불가능해 결론 도출이 지지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함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샘플이 확보된 만큼 신속한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