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0d.
■ ‘대량 리콜’ BMW 사태, 법정분쟁으로 번지나BMW 차주들, 잇따라 손배 소송
리콜 조치 후 해저터널서 또 화재
“안전진단 2주 내” BMW 대책 발표
10만대가 넘는 대량 리콜 사태를 빚은 BMW 차량 화재의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BMW를 보유한 차주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리콜조치 이후에도 차량화재가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터널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BMW코리아도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진화에 나섰다.
BMW 차주 4명은 30일 서울중앙지법에 BMW코리아와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이 청구한 손해액은 사용이익 침해에 따른 손해와 위자료를 합해 원고 1인당 500만원.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향후 소송 금액과 인원이 늘어날 수 있으며, 운행 지장, 중고차 가격하락, 정신적 피해 등도 감안해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과는 별도로 직접 화재를 경험한 차주 1명도 27일 서울중앙지법에 BMW 코리아를 상대로 1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인강의 성승환 변호사는 “이미 보험처리를 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해 보상할 수 없다는 BMW코리아 측의 태도에 실망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집단소송 규모와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 변호사는 “BMW 화재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를 통해 소송 의사를 밝힌 인원이 벌써 100여명을 넘어섰다”며 “너무 빠르게 늘어나 당황스러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송 참여자들을 분류해 빠르면 일주일 내에 집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는 26일 BMW 520d 차종 등에서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제작결함이 발견되었다며 42개 차종 10만6317대의 리콜조치에 들어갔다. 국토부와 BMW코리아는 화재 원인으로 디젤엔진 배기가스 오염물질을 저감시키는 EGR 모듈 결함을 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기술적인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리콜 조치에 대한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본격적인 리콜은 8월20일부터 진행하는데, 10만6000여대 차량을 모두 AS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 추가 화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30일 낮 12시 인천 북항터널 안에서 BMW GT 차량의 화재가 발생해 일대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이날 사고는 가장 우려했던 터널 내 차량화재였는데, 다행히 별다른 인명피해가 없었다. 이로써 최근 8개월간 29대의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BMW코리아는 30일 오후 리콜 대상 차량 안전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리콜 전담 고객센터 및 전국 서비스센터를 24시간 가동하고 긴급 안전진단 서비스를 2주내 완료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안전진단 기간 동안 대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전 진단을 완료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동급 신차로 교환해주겠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