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도 ‘벤츠 E400 카브리올레’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연신 차창을 두들겨대는 빗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악천후 속에서도 안정적인 드라이빙 성능을 과시했다.
태풍 솔릭의 여파가 남아있던 지난달 28일 서울에서 벤츠 E400 카브리올레를 타고 용인 벤츠 트레이닝아카데미로 향하는 길을 달렸다. 출발 전 ‘이런 날씨에 제대로 된 시승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연기처럼 사라졌다. E400이 보여주는 운전의 재미와 안전성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벤츠 E400 카브리올레는 지난 5월 한국에 공식 출시된 프리미엄 4인승 오픈탑 모델로 차량에 탑재된 3.0ℓ V6 가솔린 엔진과 9단 변속기는 최고 출력 333마력, 최대 토크 48.9㎏·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에어 서스펜션 방식의 에어 바디 컨트롤을 기본으로 적용해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도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며 컴포트·스포츠·스포츠 플러스 모드 등 서스펜션 강도를 운전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어 부드러운 주행부터 안정적인 고속 주행까지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
또 첨단 반자율 주행 보조 시스템과 안전 시스템이 결합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는 E400 카브리올레에 최고의 안전성을 부여했다. 가격은 966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길 위로 나서 E400 카브리올레의 안전성을 시험해 봤다. 궂은 날씨에 다른 차량들로 꽉 찬 도로는 안전성 확인에 안성맞춤이었다. 스티어링 휠 왼쪽 아래에 있는 ‘드라이브 어시스트’ 레버를 통해 원하는 속도를 설정하니 차량이 스스로 앞 차와의 간격을 지키며 주행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과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따로 조작할 필요는 없었다. 달리다 멈추다를 반복하는 복잡한 교통 환경 속에서도 E400 카브리올레의 주행 보조 시스템은 기대 이상이었다. 옆 차선의 차량이 가깝게 붙을 때마다 울리는 경고음은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에 충분했고, 차선을 직접 바꿀 때도 사각지대에 다른 차량이 있는 경우 사이드미러에 삼각형 모양의 경고등이 떴다. 폭우나 안개로 옆 차선이 잘 안 보일 때도 경고등에 의존해 차선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E400 카브리올레는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바꿨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났다. 가속 페달에 발만 올렸을 뿐인데 마치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경주마처럼 차가 움찔거렸다. 터널 구간에서 앞 차와의 간격을 벌린 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는 순간 E400 카브리올레는 우렁찬 엔진소리를 내며 앞으로 치고 나갔다. 미끄러운 빗길이었지만 가속이 좋은 만큼 브레이크 역시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E400 카브리올레를 타고 있으면 악천후는 큰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운전의 재미와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차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