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며 수입차 업계 판도를 흔들었다. 파격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폭스바겐 파사트 2.0 TSI(위쪽)는 1912대, 아우디 A3 40 TFSI(아래쪽)는 2247대가 각각 판매됐다. 사진제공|폭스바겐 코리아·아우디
■ 수입차 시장 지각변동, 아우디·폭스바겐 ‘약진’…BMW·벤츠 ‘주춤’아우디 A3·폭스바겐 파사트 2.0
파격 할인…월 판매 1·2위 점프
BMW, 화재 사건 여파 3위 추락
벤츠, 물량 부족으로 4위에 그쳐
아우디가 BMW와 벤츠를 밀어내고 9월 수입차 판매 순위 1위에 오르며 수입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아우디가 수입차 월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2007년 1월 이후 11년 만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아우디가 9월 2376대를 판매하며 브랜드별 등록대수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2277대를 판매하며 2위에 올랐고, 전통의 강자 BMW는 3위(2052대), 벤츠는 4위(1943대)에 그쳤다.
이러한 급격한 순위 변동은 약간 특수한 상황 때문에 빚어졌다. 아우디가 9월에 판매한 2376대 중 2247대는 준중형 세단인 A3 40 TFSI 모델 단일 차종이다. 친환경차량 판매 의무 비율(연간 4500대 이상 판매하는 자동차 제조사는 전체 연간 판매량 중 9.5% 이상을 친환경차로 팔매해야 함)을 준수하기 위해 최대 30∼40% 할인하면서 날개 돋친듯 팔렸다.
폭스바겐 역시 같은 이유로 파사트 2.0 TSI 모델을 최대 18∼28%까지 할인해 1912대를 판매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엔트리 모델을 파격 판매하는 전략은 일단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대신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이동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아야 하는 엔트리 모델의 가치 하락과 이미지 손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반면 수입차 시장에서 줄곧 왕좌를 다투던 BMW와 벤츠는 나란히 3위와 4위로 밀려났다. BMW는 주력 모델인 520d(디젤 모델)가 화재사건 여파로 베스트셀링 모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520 가솔린 모델 역시 412대(9월 베스트셀링 4위) 판매에 그치며 3위로 내려섰다. 벤츠는 인기 하락이 아니라 물량 부족 여파로 4위에 그친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의 강세가 앞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워보인다. 주력 모델들이 출시되는 내년 초까지 9월의 상승세를 이어갈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벤츠는 물량 수급이 원활해지는 10월과 연말 신형 C클래스 출시로 반격을 노리고 있고, BMW 역시 주력 모델인 신형 3시리즈 출시를 통해 왕좌 탈환을 노리고 있다.
한동안 요동칠 수입차 시장 순위 전쟁의 승자는 독일 3사의 주력 신형 모델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내년 1분기에 판가름날 전망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