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더 뉴 엑스트레일은 2.5 가솔린 엔진과 차세대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를 조합해 스타일만큼이나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공간과 기본형 모델도 충실한 안전사양을 갖추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사진제공|한국닛산
■ 닛산 가솔린 SUV ‘더 뉴 엑스트레일’ 시승기휠베이스 2705mm 실내 동급 최고
2WD 모델도 충분한 안전사양 뽐내
4WD 복합연비 10.6km/L…아쉬워
SUV(sports utility vehicle) 전성시대다. 이는 달리 해석하면 고만고만한 디자인과 성능으로는 이제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특히 닛산 더 뉴 엑스트레일(이하 엑스트레일)이 포진한 C세그먼트 SUV 시장은 그 중에서도 경쟁이 더 치열한 레드오션이다. 국산차로는 투싼과 스포티지의 아성이 견고하고, 수입차에서는 혼다 CR-V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닛산 엑스트레일은 과연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부드럽고 파워풀한 승용 감각 SUV
이번 시승차는 풀옵션인 4WD 테크 모델(4120만원)이다. 제원상 최고출력은 172마력(6000rpm), 최대토크는 24.2kg.m(4000 rpm). 얼핏 뛰어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막상 주행에 들어가 차를 움직여보면 꽤나 민첩하게 반응한다.
D-스텝 로직을 적용한 차세대 엑스트로닉 무단 변속기를 장착했는데 스포츠 주행이 충분히 가능하다. 저속은 물론 고속구간에서의 추월가속도 충분한 능력을 발휘한다. 고정된 기어비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기어비를 달리해 운전자 의도를 잘 반영해주는 특성을 지녔다.
단점은 연비다. 무단 변속기를 장착했는데도 4WD 기준 복합연비가 10.6km/L로 낮은 편이다. 고속 코너링에서는 엑스트레일만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제법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해 짧게 브레이킹을 한 뒤 핸들링만으로 코너를 빠져나갈 때 허둥대지 않고 안정적인 몸놀림을 보여준다.
승용차 수준의 고속 코너링이 가능한 이유는 엑스트레일에 있는 인텔리전트 트래이스 컨트롤 기능 덕분이다. 코너 주행 때 각 휠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차가 스스로 조절해 코너에서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지원한다.
● 안전사양 충분, 실내공간 동급 최강
엑스트레일이 주목받는 이유는 2WD 모델(3460만원)에도 주요 안전사양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트래이스 컨트롤, 차간 거리 제어, 사각지대 경고, 후측방 경고, 전방충돌 경고, 비상 브레이크 등은 기본이다. 안전사양에서 4WD 테크 모델과 차이가 있다면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이 빠져 있다는 것뿐이다. 기본형만으로도 충분한 안전이 확보되기 때문에 가성비가 높다.
경쟁차 대비 다소 평범한 느낌의 실내 인테리어는 아쉽지만 넓은 실내 공간이 이를 상쇄해 준다. 실내 공간의 기준이 되는 휠베이스가 2705mm로 동급 중 가장 길다. 2열에 앉아보면 무릎 공간이 확실히 여유롭다. 2열에도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딩 기능을 갖춰 장거리 여행에 무리가 없다. 트렁크도 넓다. 기본 565리터, 2열을 모두 접으면 1996리터로 늘어난다.
발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열고 닫을 수 있는 핸즈프리 기능도 갖췄다. 없을 땐 모르지만 한번 경험해 보면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기능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