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4년 동안 3500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새 코란도는 안정감과 역동성을 동시에 구현한 디자인과 묵직하면서도 탄탄한 주행 감성 등 국산 준중형 SUV 시장의 판을 뒤흔들 만한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 사진제공|쌍용자동차
■ 쌍용차 준중형 SUV ‘신형 코란도’ 시승기고속구간 소음 억제…정숙성도 굿
쌍용차 디자인의 진화…매력 만점
딥 컨트롤 등 첨단 안전사양도 장착
쌍용차의 신형 코란도가 현대기아차가 장악하고 있는 국산 준중형 SUV 시장을 흔들 수 있을까.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판을 뒤흔들만한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었다. 쌍용차는 4년간 3500억원을 투입해 새 코란도를 완성했는데 ‘돈을 참 잘 썼다’고 인정할 만하다.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매력을 갖추었을까.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을왕동까지 왕복 80km 구간에서 코란도를 시승했다.
● 쌍용차 디자인의 힘 확실히 보여줬다
SUV(sport utility vehicle)는 올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핵심 키워드다. 그 중에서도 준중형 SUV는 가장 인기가 높고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다. 이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롭고 막강한 아이템으로 무장해야 한다. 코란도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은 시승을 시작하면서 사라졌다.
먼저 자동차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이 되는 디자인부터 합격점이다. 존재감이 희미했던 구형 코란도C는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몰라보게 업그레이드됐다.
가로로 넓고 낮게 깔린 로&와이드 디자인을 채택해 시각적으로 안정감과 역동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디자인의 승리’로 불리던 티볼리에서 보여준 세련된 선과 정교한 디테일 등이 진화되어 코란도를 통해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쌍용차가 최근 지향하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정통 SUV의 느낌을 잘 살려낸 디자인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갖춘 새 코란도의 내부 인테리어. 사진제공|쌍용자동차
● 준중형 최강의 주행 감성과 정숙성
차급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국산 SUV는 크게 소형, 준중형, 중형, 대형으로 구분되는데 각 세그먼트의 경계는 특히 주행감성에서 명확하게 구분된다. 준중형 SUV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중형 SUV의 승차감을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데 코란도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기대 이상의 승차감과 정숙성을 보여줬다. 중형 SUV를 타고 시승장에 도착해 곧바로 코란도를 타 두 차급을 확실하게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코란도의 묵직하고 탄탄한 주행 감성은 중형 SUV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차에 올라 스티어링휠(운전대)을 잡고 가속페달을 밟아 출발해 20여m만 주행해도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바로 전해진다. 정차시 아이들링이 잘 억제되어 있으며, 60km 이하의 시내 구간에서 가속할 때 엔진음은 차분했다. 인천대교에서 인천공항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고속 구간에서 60∼100km까지 풀 가속을 했을 때 엔진 부밍음도 품위를 잃지 않았다. 고속구간에서의 윈드 노이즈, 로드 노이즈도 잘 억제됐다. 이 구간을 달려보면 우리가 기존에 알던 쌍용차 코란도가 아니라는 점이 확실히 부각된다.
코란도의 파워트레인은 신형 1.6L 디젤엔진과 아이신(AISIN AW)사의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136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33.0kg.m(1500∼2500rpm)이다. 가속력은 1.6 디젤 엔진 딱 그만큼의 성능을 보여준다. 역동적이라기 보다는 꾸준하고 무난하게 가속되는 편이다. 주행 중간 추월 가속을 할 때나 80km/h에서 100km/h까지 풀 가속을 하며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려 시도하면 마력의 한계가 분명히 느껴진다. 패들쉬프트와 스포츠모드까지 있지만 본격적인 스포츠주행까지는 만족시키지 못한다.
● 인상적인 첨단 안전 사양 ‘딥 컨트롤’
코란도의 가장 큰 매력은 안전사양의 기본화다. 엔트리 모델에도 긴급제동보조(AEB), 차선 유지보조(LKA), 앞차 출발 알림(FVSA), 부주의 운전경보(DAA), 안전거리 경보(SDA) 등을 기본 장착했다. 차급을 올리고 딥 컨트롤 옵션을 선택하면 한층 강화된 차량 안전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레벨 2.5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능인 지능형주행제어(IACC)가 코란도에 장착된 딥 컨트롤의 핵심 기능이다. 이 시스템을 활성화하면 준중형 SUV 차급에서는 처음으로 고속도로는 물론 일반도로에서도 앞선 차량을 감지해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스티어링휠을 차가 조절해 차선 중심을 따라 달리도록 해준다. 경쟁 차종들과 차이가 있다면 일반도로에서 브레이크를 밟아 지능형주행제어(IACC) 시스템이 해제됐을 때도 차선 유지 기능은 여전히 활성화되어 상당히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도 경쟁 모델 대비 확실한 우위에 있다.
신형 코란도의 판매가는 샤이니 2216만 원, 딜라이트 2543만 원, 판타스틱 2813만 원이다.
송도(인천)|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