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쏘나타는 국내에서 준대형 세단 그랜저에 이어 2번째로 가장 많이 팔렸다. 2000년 이후 연간 10만대 판매에 줄곧 이름을 올리며 ‘국민차’로 자리매김하다, 2015년(7세대)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던 쏘나타가 부활의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기존 판매량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택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고, ‘국민차’ ‘아빠차’이기를 거부하며 새로운 정체성 확립에 힘을 쏟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쏘나타의 활약 속에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의 일반 판매마저 가능해지면서 국산 중형 세단의 활약상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25일 국내 완성차 업계 판매 자료를 종합한 결과 지난달 쏘나타 판매대수는 8836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5.0% 증가했다. 1만135대가 팔리며 국내 자동차 시장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그랜저 다음으로 많이 팔린 차량이 쏘나타였다. 이 중 8세대 모델의 판매량은 6128대다.
쏘나타의 올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어난 2만5093대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의 연간 판매 목표를 7만대로 잡았는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달성은 어렵지 않아 보이다. 1.6 터보와 하이브리드 모델이 곧 가세하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동급생 중 성적은 압도적이다. 기아차 K5(3712대), 한국지엠(GM) 말리부(1151대), 르노삼성자동차 SM5(195대)·SM6(1713대)의 판매량을 합한 것보다 많다.
쏘나타의 인기에 따라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형 세단 판매량(1만5607대)도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쏘나타가 전체 중형 세단 시장 규모를 키운 셈이다.
말리부를 제외한 K5, SM5, SM6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모두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쏘나타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자동차 수요가 SUV 쪽으로 기울었지만, 뛰어난 상품성과 승차감 등으로 중무장한 중형 세단이 꾸준히 선택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K5 풀체인지, SM6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등 신차 출시 소식도 시장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중형 세단 시장에 훈풍이 부는 요소는 또 있다. 바로 LPG 모델의 인기다. 정부가 지난 3월 LPG 차량 규제를 완화화면서 일반인 구매가 가능해졌는데, 저렴한 유지비 등으로 인해 판매가 늘고 있다. 완성차 업계도 내수 실적 개선을 위해 다양한 차급의 LPG 모델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쏘나타 LPG 모델의 일반 판매는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됐다. 기아차는 하반기 K5 풀체인지 모델에 일반인용 LPG 모델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는 SM6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달 SM6의 전월 대비 판매량은 감소했으나 LPG 모델 판매는 전월 대비 106% 증가한 1090대를 기록했다. LPG 모델 비중이 63.6%에 달한다. 르노삼성은 기존 LPG 차량의 약점이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면서 후방충돌 안전성과 주행 안정성을 높인 ‘도넛탱크’ 기술을 내세워 시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의 인기 회복에 국산 중형 세단 시장도 힘을 내고 있다”며 “LPG 일반인용 판매 증대와 하반기 신형 K5 출시는 기대감을 더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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