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24일 오전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대강당에서 열린 ‘노사상생 선언식’에서 선언문에 서명 후 양측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6.24/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승·패자보단 상생 선택…車산업 시사점은XM3 물량확보 길 열려 “정상화 총력전”
“신차(LJL 내수·수출) 출시 및 판매를 위한 노사 평화 기간 공동 선포”
임단협을 놓고 1년간 파업과 협상을 반복하던 르노삼성 노사가 24일 채택한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 문구 중 하나다.
임단협 조인 즉시 이같은 선언문을 공동 채택했다. 회사와 노동자가 함께 살아남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절실함이 묻었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르노삼성 노사의 상생 선언문은 고비용·저생산성 문제에 시름하던 한국 자동차산업에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회사가 문을 닫아도 상관없다는 과거의 투쟁방식은 통하지 않았고 서로가 살길 즉 상생에 협력하는 선진 노사문화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지만 좋은 주사가 됐다.
승자와 패자로 이분화 된 노사 문화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갈등으로 내부 분위기가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서로가 존중하며 회사·노동자가 함께 성장하는데 뜻을 같이했다. 그래서 나온 게 평화 기간 선포다.
여기서 신차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존을 좌우할 XM3를 의미한다. 노사는 평화 기간 선포를 하며 미래물량 확보 및 이를 통한 고용안정에 노력하기로 했다. 부산공장 정상화를 위해선 새로운 신차가 필요하고 공장이 살아야 고용 안정도 가능하다.
단순한 얘기지만 그동안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이같은 공식은 통용되지 않았다. “우리 공장은 새 주인을 맞더라도 문 닫을 리 없다”는 믿음에 생산라인을 볼모로 극단상황으로 몰고 간 뒤 기득권을 쌓아갔으나 한국지엠(GM)의 군산공장 폐쇄가 반면교사가 됐다.
회사 위기가 심화되면 고용안정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 증명됐고 같이 살길을 찾는데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했다. 르노삼성의 상생 공동 선언문이 국내 자동차산업에 남긴 시사점이다.
미래 먹을거리 확보에 합의한 르노삼성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임단협을 타결했고 노사 상생 선언문까지 채택하면서 유럽 수출용으로 나올 신차 XM3의 위탁생산을 확보할 길이 열렸다.
XM3 위탁생산 후보지인 스페인 공장은 유치부터 설비 투자 등 생산까지 상당기간 소요되기 때문에 기초 설비를 갖춘 부산공장이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간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원칙을 지키자는데 합의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공장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노사 상생 공동선언문 전문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과정을 통해, 노사관계가 지역 경제와 협력사의 고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상호 인식하고 책임 있는 행동으로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고유의 협력적인 노사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상호 노력한다.
또한 노사는 2018년 임금 단체협상 과정에서 노와 사가 분쟁 했던 상황을 기억하고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과거의 아픔을 화합의 밑거름으로 인식하고 상실된 국내외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사 공동의 노력을 통해 신차 생산의 기회 및 미래물량 확보로 직원의 고용안정 및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 다음과 같이 공동 선언한다.
1. 회사와 조합은 르노삼성자동차 고유의 화합된 노사문화를 통하여 안정된 사업장으로 이미지 개선을 하고, 노사간 협력적인 자세로 분쟁보다는 화합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사전적으로 문제를 해결 하도록 적극 노력한다.
1. 회사와 조합은 임단협 과정에서 발생한 조직 내부 갈등을 해소하고 모든 구성원들의 의지와 역량을 모아 하나의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
1. 회사와 조합은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통해 르노 그룹 내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여 미래물량확보 및 이를 통한 고용안정을 위하여 공동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1. 회사와 조합은 직영서비스 운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고 수준의 고객만족을 통해 신차 판매 증대와 성장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다하며 지속적인 유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1. 회사와 조합은 노사 평화 사업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사는 분쟁을 없애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신차(LJL 내수·수출) 출시 및 판매를 위한 생산 안정성 확보를 위해 노사 평화 기간으로 공동 선포한다.
1. 회사와 조합은 회사의 지속적 성장이 노사 상생의 최우선 과제임을 상호 확인하고, 최우선 과제가 실현 될 수 있도록 실질적 경쟁력 강화를 실천하며,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는 대화와 상생의 새로운 노사문화를 지속적으로 발전 승화시켜 나감으로써 고용안정과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르노삼성자동차를 만들어 나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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