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녹아버린 BMW 흡기다기관 / 김희준 © 뉴스1
“지난해 화재위험이 있었던 BMW 차량 중 약 90% 정도는 모두 리콜을 완료했다고 보면 됩니다. 올여름엔 나머지 10% 차량의 리콜이 관건이죠.”(김희준 교통안전공단 결함조사처장)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민관합동조사단과 함께 지난해 불거진 BMW 차량의 화재원인을 밝혀낸 주역이다. 특히 공단은 지난해 말 발표한 조사결과를 통해 BMW사측의 조직적인 결함 은폐·리콜 축소 정황을 밝혀내고 17만대의 추가 리콜과 과징금 부과를 끌어냈다.
11일 화성에 위치한 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선 BMW 화재원인 조사과정이 자세히 소개됐다.
현재까지 밝혀진 BMW 화재의 원인은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쿨러 균열에 따른 냉각수 침전물이다. 이는 쿨러와 연결된 흡기다기관에도 영향을 줬다.
김희준 공단 결합조사처장은 “현재 화재 가능성이 있는 리콜대상 차량 17만2404대 중 지난 5월까지 EGR쿨러를 교체한 차량은 95%, 흡기다기관을 교체한 차량은 87.8%에 달한다”며 “약 90%의 차량이 화재의 위험에서 벗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리콜 시정률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공단이 리콜 대상차량의 운행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소비자 안전에 집중한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남은 10% 리콜대상 차량 안전 우려…“신속점검 필요”
화재원인을 최종적으로 밝혀낸 BMW 실험차량은 연구원 내부에 전시돼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내부 엔진 속 불타버린 흡기다기관을 가리키며 “운전자 안전에 직결된 만큼 한정된 시간 내에 화재원인을 재현하기 위해 며칠 밤을 지새웠다”며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전시물 중엔 까맣게 타버린 엔진과 흡기다기관, 그리고 쿨러 등에서 긁어낸 침전물도 있었다. 모두 지난해 불탄 BMW 차량과 연구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올해엔 지난달까지 BMW 차량 화재가 8건 있었지만 리콜을 미실시한 차량 1대를 제외하곤 EGR 쿨러 등이 원인이 된 사고는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측면충돌시험 차량 / 김희준 © 뉴스1
다만 김희준 처장은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을 앞두고 남은 10%의 리콜차량이 걱정”이라며 “여러 차례 리콜안내서를 보내도 리콜을 받지 않고 있는 차량이 있어 이들 차량을 중심으로 화재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차량 화재시 새차로 보상해준다는 말에 리콜을 미룬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는 귀띔이다.
이에 김 처장은 “고속도로상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심각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리콜을 통한 사고방지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연구원에선 차량의 측면 충돌시험도 진행됐다. 통상 정면이 아닌 측면 충돌에선 운전자와 보조석 탑승자가 서로 부딪쳐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정면충돌을 방어하게끔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실험을 통해 찍은 영상에서도 차량에 실은 더미(실험용 인체모형)의 머리가 측면 충돌 시 심하게 부딪치는 장면이 확인됐다. 실제 사람이라면 두개골 파열을 불러올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장 관계자는 “이 같은 실험을 통해 측면 충돌 시에도 안전한 차량을 만들 방법과 기준을 연구 중”이라며 “실험을 거듭할수록 지킬 수 있는 생명이 늘어난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성=뉴스1)
(화성=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