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84%·기아 74.6% 파업 찬성
美시장 점유율, 日브랜드 내줄 우려
대기물량 1만대…고객 변심도 고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관련 파업을 가결하면서 8년 연속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7월 29일부터 이틀간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한 결과 4만204명이 투표해 3만5477명이 파업을 지지하며 84.06%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현대 노사는 5월 말부터 7월 19일까지 16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12만3526원 인상과 당기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통상임금에 적용, 64세로 정년연장, 인원 충원,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을 요구했다. 반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해 임금 인상과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실시한 기아차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도 70%가 넘는 찬성표로 가결됐다. 기아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2만9545명 중 2만1746명이 파업을 지지, 총 74.6%의 찬성률 로 파업을 결정했다. 현대·기아차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합법적 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최근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미국 판매 호조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노조가 8월부터 파업에 돌입하면 글로벌 판매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내수 시장도 문제다. 대기 물량이 1만대가 넘는 상황에서 파업에 돌입하면 고객 변심을 막을 방법이 없다.
글로벌 시장 상황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경쟁도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떨어져 일본 브랜드에게 시장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다음 달 12일까지 이어지는 여름 휴가 기간도 교섭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측이 만족할 만한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파업 등 강력한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