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클래스© 뉴스1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국내시장에서 디젤 라인업에 대한 판매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올해 전체 판매량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벤츠는 지난해 7만6879대 판매하며 수입차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전년대비 판매량으론 1.6% 감소했다. 디젤라인이 전체 판매량의 18.6%(지난해 기준)를 차지한 만큼 이번 상황이 장기화되면 2위 BMW에 추격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최근 공식딜러사들에게 ΔA200d ΔC220d ΔE220d ΔGLC 220d ΔGLC 220d 쿠페 ΔGLE 300d ΔGLE 400d 쿠페 ΔGLS 400d ΔG바겐 400d 등 디젤 라인에 대해 판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 공지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S클래스 일부도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벤츠의 갑작스러운 판매 중단 결정에 해당 모델을 계약했거나, 차량 인도 날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벤츠 동호회 등에 따르면 ‘GLE 400d 쿠페’ 경우 고객 인도날이 확정 난 직후 판매중단 결정이 나면서 딜러사와 소비자들이 크게 동요했다.
더 큰 문제는 벤츠코리아 측이 판매 중단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할 부분이 있어 판매를 중단한 게 맞다”면서 “중단 이유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 재개 시점에 대해선 “확인이 끝나는 대로 재개할 예정”이라며 명확히 하지 않았다.
이처럼 본사가 중단 이유와 재개시점을 밝히지 않으면서 딜러사들도 중간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벤츠코리아는 디젤모델 판매 비중이 높지 않다고 설명하지만,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디젤엔진 모델 판매 비중이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전체 판매량에서 18.6%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벤츠 모델 중 고가 라인의 경우 디젤엔진 판매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지난해 한국수입차협회(KAIDA) 등록 기준 고가라인인 S클래스와 GLE, GLC 라인(쿠페·카브리올레·AMG 모델 포함)의 디젤 비중은 각각 41%와 42%, 45%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디젤 라인 판매수치는 ΔS클래스 2628대(가솔린 3858대) ΔGLE 1666대(2330대) ΔGLC 2383대(2860대) 등이다. 가장 많이 팔린 E클래스 경우 디젤 모델은 5936대, 가솔린 모델은 2만7709대 팔렸다.
아울러 이번 판매중단 조치가 계속되면 올해 출시를 앞둔 S클래스 디젤모델인 Δ더 뉴 S 350d와 Δ더 뉴 S 400d 4MATIC 등도 정상 판매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는 디젤라인업 전반에 대한 판매 중단은 심각한 사인인 만큼, 장기화할 경우 판매량뿐 아니라 소비자 신뢰도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두 차종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 디젤엔진을 장착한 모든 모델 판매가 중단된 것이면 심각한 문제”라며 “판매 중단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벤츠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