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연구원들이 ‘커넥티드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술’을 자동차에서 시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자동차에 익숙지 않은 운전자라면 주행 중 갑자기 들어오는 경고등에 놀랄 때가 있다. 왜 경고등이 켜지는지 의미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현대·기아자동차 차량 운전자들은 운전 중 직접 “이 경고등 왜 켜졌니”라고 말하기만 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18일 공개한 차세대 ‘커넥티드카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 덕분이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새 음성인식 기술은 미리 입력된 자동차 정보에 그치지 않고 운전자가 차량의 현재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고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엔진오일 교체 시기 알려 줘” “실내 무드등 색을 초록색으로 바꿔 줘” “조수석 온도를 25도에 맞춰 줘”와 같은 자연어 음성 질문만으로 차량 기능 조작을 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안내책자에서 찾아봐야 했던 다양한 상황 대처법, 차량 작동법도 음성으로 알 수 있다. 음성명령은 보통 스티어링휠(운전대)에 탑재된 음성인식 단추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가능해 간단하다.
기존 현대차와 기아 차량에서 쓰이던 카카오 인공지능(AI) 서비스 ‘카카오i’ 연동도 가능하다. 이동통신망과 연결된 커넥티드카 특성상 차량 외부 정보도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음성인식 관련 서비스 종류와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차량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음성인식 기술과 연계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차량과 관련한 정보를 풍부하게 담아 AI가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의 음성명령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차량 작동과 차량 시스템 제어뿐만 아니라 친숙하지 않은 차량 용어 및 차량 작동법, 다양한 상황에서의 빠른 대처법에 관한 정보도 음성명령으로 파악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음성인식 기술을 올해 하반기(7∼12월)에 출시할 신차를 시작으로 기존 차종에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커넥티드카 가입자는 이동통신망을 통한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만으로 최신 음성인식 기능을 쓸 수 있게 된다. 커넥티드카 가입자는 최근 200만 명을 넘었다.
권해영 현대차그룹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상무)은 “운전자가 자동차와 더 쉽게 소통하며 다양한 기능을 제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차세대 커넥티드카 AI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차량의 전동화가 빨라지면서 자동차업계에서는 AI와 음성인식 등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활발하다. 현대차그룹은 전자,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전담 조직을 두고 음성인식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OTA),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길 안내, 차량에서의 간편결제 서비스(카페이) 등을 개발해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