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코리아가 중형급 모델인 ‘레인저’를 앞세워 국내 픽업트럭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이한 점은 트림과 상품 구성이 북미지역이 아닌 호주법인 사양을 따른다.
국내 출시 모델은 북미시장에서 판매되지 않는 디젤 파워트레인이 적용된다. 차량은 포드 호주법인이 개발을 주도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공장에서 생산된다. 남아공에서 생산된 레인저는 호주를 비롯해 유럽과 동남아시아시장에서 판매된다. 디젤 특유의 강력한 토크와 풍부한 사양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정통 아메리칸’ 대신 해외 판매 특화 모델로 실리를 추구했다는 분석이다.
포드코리아는 오는 4월 국내 출시를 앞둔 레인저에 대한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판매 모델은 ‘레인저 와일드트랙(Ranger Wildtrak)’과 ‘레인저 랩터(Raptor)’ 등 2종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와일드트랙이 4990만 원, 랩터는 6390만 원으로 책정됐다.
한국GM이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는 ‘쉐보레 콜로라도’와 동급 모델로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경쟁이 예상된다. 다만 콜로라도 국내 판매가는 3830만~4649만 원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포드 레인저를 압도한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레인저는 전 세계 130개국 및 5개 대륙의 다양한 환경과 거친 기후, 지형에서 주행시험을 거친 모델로 픽업트럭을 넘어서 다재다능한 다목적 차량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오프로드가 많은 호주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오랜 세월동안 신뢰를 쌓은 픽업트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포드 레인저 차체 크기(호주법인 기준)는 길이와 너비가 각각 5398mm, 2028mm, 높이는 1873mm다. 쉐보레 콜로라도(5395x1885x1795)보다 약간 길고 넓다. 휠베이스는 3220mm로 콜로라도(3258mm)보다 소폭 짧다.
파워트레인은 와일드트랙과 랩터 모두 디젤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2.0리터 디젤 바이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 213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디젤 엔진이 탑재돼 효율과 세금 측면에서는 콜로라도보다 유리하다.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와일드트랙과 랩터가 각각 리터당 10.0km, 8.9km다. 3.6리터 V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이 장착된 콜로라도(8.1~8.3km/L)보다 연비 효율이 우수하다. 파워트레인이 동일하지만 연비 차이가 있는 이유는 각 모델별 사양에 따라 공차중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성능 사양이 대거 더해진 랩터가 와일드트랙보다 무게가 무겁다고 한다.
외관은 육중한 실루엣과 남성적인 디자인 요소를 통해 강인한 느낌을 강조한다. 랩터는 레터링 라디에이터 그릴과 올터레인 오프로드 타이어가 장착돼 더욱 터프한 이미지를 표현한다.
와일드트랙의 경우 온로드 주행에 초점을 맞춘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차로유지보조와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액티브파크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첨단 운전보조장치가 탑재됐다. 도심 운전 시 편안하고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견인하중은 3500kg으로 필요 시 강력한 힘을 활용할 수 있다.
랩터는 포드 고성능 자동차 사업부인 포드 퍼포먼스(Ford Performance)팀의 DNA와 기술이 녹아든 모델이다. 실제로 호주법인에서는 퍼포먼스카로 분류돼 판매 중이다. 오프로드와 험로 주행에 특화된 버전으로 전용 하체구조와 폭스 레이싱 쇽업소버(FOX Shock Absorber) 등이 더해졌다. 특히 6가지 주행모드 중에는 오프로드 레이싱 모드인 ‘바하 모드(Baja Mode)’가 탑재됐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캠핑 등 레저 인구가 늘어나면서 픽업트럭에 대한 국내 수요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며 “강력한 토크를 원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2개의 터보차저와 전용 사양을 장착해 차별화된 성능을 발휘하는 디젤 모델을 전략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