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1년이 현대자동차그룹에 가장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과는 다른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됨에 따라,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런 흐름에서 현대차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기업 체질 개선과 함께 수익성 하락 최소화 및 주요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전략적 발판으로 삼아 로보틱스,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새로운 시장으로의 개척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모빌리티 선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변화 미리 준비해야만 생존한다”
정 회장은 올해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친환경시장 지배력 확대 △미래기술 역량 확보에 그룹 역량을 총동원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최근 발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대거 출시해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니즈를 반영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들이 친환경 이동수단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소분야와 관련해서도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을 담은 브랜드 ‘HTWO’를 바탕으로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영역의 동력원으로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5를 필두로 기아 EV6, 제네시스 전기차 등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출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합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이 기술 혁신과 로봇 자동화 수요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차원의 로봇 개발 역량 향상과 자율주행차, UAM 및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로봇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다. 세계 각국이 고령화 등으로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활동 전반이 콘택트(Contact)에서 언택트(Untact)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어 로봇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는 제조 로봇을 비롯해 물류 운송 로봇 등이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간단한 안내 및 지원, 헬스케어뿐 아니라 공사 현장, 재난 구호, 개인 비서 등 분야에서 서비스 로봇 수요도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사 측면에서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과 연계해 로봇 시장 진입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 확장이 가능하다. 로봇 중심의 새로운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미래 모빌리티 개발
현대차그룹은 2월 10일 변신하는 지능형 지상 이동 로봇 ‘타이거(Transforming Intelligent Ground Excursion Robot·TIGER)’를 처음 공개했다. 타이거는 길이 약 80cm, 폭 약 40cm, 무게 약 12kg에 4개의 다리와 바퀴가 달린 소형 무인 모빌리티로 성능이 뛰어난 오프로드 차량도 갈 수 없는 험난한 지형까지 지능형 로봇 기술과 바퀴를 결합해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다.
타이거는 △과학 탐사 및 연구 △응급 구조 시 긴급 보급품 수송 △오지로의 상품 배송 등 일반 차량으로는 어려운 다목적 임무 수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전진과 후진뿐 아니라 좌우로도 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대칭적인 디자인 구조를 갖췄다. 장애물이 있거나 바퀴를 이용해 지나기 힘든 지형을 통과해야 할 때는 로봇 다리의 보행 능력을 이용하고, 평탄한 지형에서는 사륜구동 차량으로 변신해 빠른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에도 뉴호라이즌스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전 세계의 혁신적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현대차는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서 고객에게 혁신적 이동 경험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UAM 개발에 더욱 집중해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로 패러다임 전환을 실현하고 미래 시장 선점에 힘쓸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UAM 콘셉트 ‘S-A1’을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UAM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현대차는 우선 승객 및 화물 운송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 제품군 구축에 나선다.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UAS(무인항공 시스템)를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고, 2028년에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출시한다.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제조 가능성을 철저히 고려해 제품을 설계함으로써 효율적인 비용으로 대량 생산을 하는 데 주력한다. 아울러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적극 활용해 독보적인 효율성과 주행거리를 갖춘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의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