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1.3.15/뉴스1 © News1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휴업 공포’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대란’이 이어지면서 5월은 더 잔인한 달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울산1공장과 아산공장에 이어 추가로 생산을 멈추는 공장이 나올 수 있어서다. 현대차·기아와 협력사는 반도체 구하기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물량을 장담하긴 힘든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울산1공장을 휴업한다. 코나 전방 카메라 반도체, 아이오닉 5 PE모듈 수급 차질이 발단이 됐다.
울산1공장은 아이오닉5, 코나 등을 생산하는 핵심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휴업으로 아이오닉5 생산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아반떼와 팰리세이드 등을 생산하는 울산3·4공장은 특근을 중단했다. 2공장과 5공장 역시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이외에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휴업을 검토 중이다. 현재 노조와 휴업일정을 조율 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공지할 계획이다.
기아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이틀 동안 닫기로 했다.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용 반도체를 미리 비축해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비해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재고가 떨어지면서 결국 휴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반도체 수급 문제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는 협력사와 반도체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적인 물량 확보가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 달 휴업하는 공장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추가로 가동을 중단하는 공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도 “반도체 문제가 올해 안에 해소될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라며 “올해 안에는 완전 해소 어렵고, 내년 말에도 100% 해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대란 충격은 부품사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53개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1%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생산 감축 중이다. 또 72%는 수급차질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정부 지원을 요구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대만 정부와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반도체 수급애로를 타개해가면서 유동성 애로를 겪는 업체들에 대해 정부와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특단의 금융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