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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인공지능 탑재한 ‘볼보 XC60’ 출시… AI 음성인식 사용해보니 “손은 핸들만 잡을 뿐”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09-15 07:00:00업데이트 2023-05-09 12:50:40
볼보코리아가 14일 부분변경을 거친 ‘XC60’을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출고는 다음 달부터 이뤄진다. 외관 변화보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실제 운전자가 체감하는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SKT(SK텔레콤)와 협력해 볼보 한국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차량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XC60는 겉에서 보면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아이언마크 엠블럼과 전·후면 범퍼 디자인을 다듬고 신규 휠과 좌우로 흐르듯이 켜지는 방향지시등(LED 테일램프) 등이 적용됐지만 기존 XC60 스타일과 실루엣이 대부분 유지됐다. 48볼트(V)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한 B모델(B5, B6)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인 T8로 이뤄진 파워트레인 구성도 그대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XC60 부분변경 모델은 볼보의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한다. 볼보코리아가 300억 원을 투자해 SKT와 개발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처음 적용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후 출시되는 2022년식 S90과 V60 등에 볼보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다.
볼보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는 기존 스마트폰 단순 연결 기능에서 나아가 차량용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기반으로 개발된 차세대 커넥티비티 서비스다. 국내 볼보 모델에 맞춤형으로 디자인해 최적화된 다양한 기능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SKT와 협업해 2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국내 시장에 특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볼보코리아 측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티맵(TMAP), 누구(NUGU), 플로(FLO) 등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다양한 서비스를 볼보 차에 특화된 데이터와 조작법으로 누릴 수 있다.

구글 서비스 이용 빈도가 높은 유럽과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의 경우 모두 구글 기반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구글맵 포함)이 탑재된다. 구글 맵을 차량용 내비게이션으로 잘 이용하지 않는 시장 특성을 고려해 한국과 중국에만 전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작년 하반기 글로벌 공개된 XC60 페이스리프트가 1년 가까이 늦게 국내에 출시된 이유로도 볼 수 있다. 중국의 경우 바이두, 알리바바 등과 협업해 현지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한다.
○ 완전히 달라진 인포테인먼트… 활용도 높은 AI 음성인식 기능
새 XC60 실내 인테리어 구성의 경우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센터 디스플레이 화면 구성은 완전히 달라졌다. 메인 화면에 있는 각종 기능 조작 아이콘 수가 크게 줄었다. 대신 티맵과 누구(인공지능 스피커), 플로 등을 실행시킬 수 있는 아이콘이 전면에 배치됐다. 또한 티맵을 자체 내비게이션으로 채용해 시인성과 경로 탐색, 목적지 설정 등 사용 편의성이 개선됐다. 이와 함께 계기반 디스플레이 내 지도 표시 화면도 넓어졌다. 계기반은 티맵과 연동돼 지도와 경로를 표시한다.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를 이용한 음성인식 차량 제어 기능이다. 음성으로 ‘아리아’를 부르면 기능이 활성화되는 방식이 익숙하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스마트폰 티맵을 이용할 때와 비슷한 원리다. 차량 온도와 열선 및 통풍 기능, 이오나이저 등 차량 기능은 물론 티맵 길 안내와 경로 설정, 전화, 문자, 날씨 및 뉴스 확인, 각종 정보 검색, 맞춤 음악 추천, 볼륨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실제로 기능을 사용해봤다. 자연어 인식 정확도가 우수하다. 기능 구현 반응 속도도 빨라 실제 활용도가 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능이 지속적으로 추가되면 나중에는 음성인식이 터치 조작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운전석과 조수석 천장에 장착된 마이크를 통해 음성을 인식한다. 전반적으로 현대자동차·기아에 탑재된 AI 음성인식 서비스 ‘카카오아이(i)’보다 인식 정확도가 우수하고 반응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아리아 엄마가 누구니’라고 물으면 ‘SK텔레콤’이라고 응답한다. 볼보코리아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활용해 주행 중 창문이 열린 상황이나 소음이 있는 경우에도 음성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 음성으로 각종 기능을 제어하고 설정해 보다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향후 음성인식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은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것이라고도 했다. 차량 기능 뿐 아니라 누구 스마트홈 컨트롤을 통해 집 안의 조명과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을 제어할 수도 있다. 현대자동차·기아가 도입한 ‘카투홈’과 비슷한 기능으로 이해하면 된다.

LTE 데이터 망을 이용하는 기능인 만큼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아니다. 다만 볼보코리아는 이번 신형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5년 동안 무료라고 설명했다. 음악플랫폼 플로 서비스는 1년 동안 무료다.
○ 브랜드 디지털 경험 강화… 스마트폰 원격 조작 기능 탑재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소비자와 차량 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신규 서비스도 추가된다. ‘볼보 카스 앱’은 스마트폰으로 차 문을 잠그거나 잠금을 해제하고 주행 전에 원격으로 온도를 설정할 수 있는 디지털 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AS 서비스 앱 ‘헤이 볼보 앱’과 함께 실시간으로 차의 상태를 파학하고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완성한다고 한다. 볼보 온 콜은 비상 상황 발생 시 버튼 하나만 누르면 24시간 사고 접수 및 긴급 출동 신청, 서비스 안내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볼보 고객 전용 컨시어지 서비스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한국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ICT 기술을 선도하는 국내 최고 기업과 협업을 진행했다”며 “새로운 XC60을 통해 진정한 모빌리티 진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보 XC60 부분변경 모델은 국내에서 B5와 B6, T8(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3가지 파워트레인, 총 5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판매가격은 B5 모멘텀 6190만 원, B5 인스크립션 6800만 원, B6 R-디자인 6900만 원, B6 인스크립션 7200만 원, T8 인스크립션 8370만 원 등으로 책정됐다.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한 B6 R-디자인은 100대 한정 판매된다. B6 R-디자인은 21인치 휠과 R-디자인 전용 디자인이 적용됐고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과 마사지 시트 기능은 빠졌다. 신차 구매 시에는 5년·10만km 무상 보증 서비스가 지원된다.

한편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오는 2025년 국내 시장에서 2만5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꾸준히 국내 도입 물량을 확대해 올해 판매량 1만5000대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1만7000대를 목표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출시한 XC60의 경우 내년 도입 물량을 올해보다 50%가량 늘려 4500~5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