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차’로 전기차 사는 청년에 최대 800만원 보조금

세종=정순구 기자
입력 2025-01-15 14:51:00업데이트 2025-01-15 15:00:22
10일 서울시내 한 지하주차장에 운영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전용 충전구역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과 화재 사고 우려로 인해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가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8∼9월 신규 등록된 수입 전기차는 68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1% 감소했다. 2024.10.10. 서울=뉴시스10일 서울시내 한 지하주차장에 운영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전용 충전구역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과 화재 사고 우려로 인해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가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8∼9월 신규 등록된 수입 전기차는 68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1% 감소했다. 2024.10.10. 서울=뉴시스
청년이 생애 첫 차로 약 5000만 원의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800만 원 가량의 보조금을 지원 받게 된다. 대형마트나 극장 등 2~3시간 체류에 적합한 곳에 중속충전기가 도입되고 급속충전기 4400기도 추가 구축된다. 이차전지 투자 촉진을 위한 정책 금융 또한 7조9000억 원으로 2조 원 가량 확대된다. 

정부는 15일 오전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친환경차·이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전기차 지원 철폐 우려까지 겹치며 침체된 국내 친환경차 및 이차전지 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방안은 크게 △친환경차 캐즘 대응 강화 △첨단 기술력 강화 △이차전지 생태계 강화 △대외 불확실성 대응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전기차 수요 둔화로 업계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신(新) 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비상한 상황을 정면 돌파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각종 지원으로 국내 전기차 수요 확대에 나선다. 제조사의 전기차 가격 할인에 비례해 보조금을 확대하고, 청년(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의 생애 첫 차 보조금을 20% 추가 제공할 계획이다. 청년이 판매가 약 5000만 원의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580만 원의 국비 보조금(지방비 제외)에 116만 원 청년·첫차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 제조사가 자체 할인을 많이 할수록 정부가 추가 보조금을 제공하는 인센티브로 140만 원(제조사 600만 원 할인 시)이 추가 절약된다고 가정하면 최종 구매비용은 약 4200만 원(취득세 미포함)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중·대형 승용전기차 연비기준을 분리해 개소세‧취득세 혜택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내놨다. 이에 따라 기존 3.7km/kWh(킬로와트시) 이상이던 중·대형 승용전기차 연비기준이 중형 4.2km/kWh 이상, 대형 3.4km/kWh 이상으로 세분화된다. 운전면허 시험을 전기차로 치를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마련해 올해 시험차량의 10%를 전기차로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기차 충전 병목지점에 4400기의 급속 충전기를 추가 보급하고, 대형마트나 극장 등 2~3시간 체류에 적합한 곳에 30~50kW(킬로와트)의 중속충전기를 도입하는 촉진 제도도 마련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 침체의 타격을 입고 있는 이차전지 업계 지원에도 나선다.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해 올해 이차전지 분야 정책금융에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7조9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지정된 4개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인프라 구축에도 지난해보다 60억 원 증가한 국비 252억 원을 공급한다. 이차전지 핵심광물 제조·가공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연구개발(R&D)·투자세액공제에 우대 공제율(R&D 최대 50%, 투자 최대 35%) 또한 적용할 예정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보편관세 도입,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등 대외 불확실성 대응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한국 기업의 현지 일자리 창출, 기술·공급망 협력 등 대응 논리를 마련하고 미국 주지사 및 상·하원 의원 등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그룹과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친환경차와 이차전지는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라며 “정부는 친환경차와 이차전지 산업이 캐즘과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해 미래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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