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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 美 퓨어사이클과 울산 재생플라스틱 공장 설립 합의… 연내 착공 추진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01-10 13:40:00업데이트 2023-05-09 12:16:25
SK지오센트릭이 CES 2022 현장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해외 업체와 국내 울산시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 이하 퓨어사이클)와 울산에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의 주요 조건합의(HOA, Head of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합의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강동훈 SK지오센트릭 그린비즈추진그룹장이 마크 오트워스 퓨어사이클 CEO와 만나 이뤄졌다.

이번 HOA 체결로 울산에는 아시아 최초로 재생PP(Recycled Polypropylene) 공장이 구축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4년 완공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한 재생PP를 연간 6만 톤가량 생산 가능한 규모로 조성되고 SK지오센트릭은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재생PP를 국내에 독점 판매하게 된다. 이번 합의는 작년 8월 아시아지역 내 PP재활용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이뤄진 후속조치로 볼 수 있다. CES 현장에서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사업 확대의 구체적인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PP는 자동차 내장재와 가전제품, 식품 포장용기, 장난감, 생활용품 등에 다양한 형태로 폭넓게 활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다. 전체 플라스틱 수요의 25% 비중을 차지한다. PP는 다른 소재와 첨가제를 섞어 사용하는 특성상 기존 물리적 재활용 방법으로는 냄새나 색, 불순물 등의 제거가 어렵다. 이로 인해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퓨어사이클은 솔벤트를 활용해 폐플라스틱에서 오염물질과 냄새, 색 등을 제거한 고순도 재생폴리프로필렌(Ultra Pure Recycled PP)을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CES 2022 SK그룹 전시장에서 SK텔레콤이 선보인 인공지능 기반 플라스틱컵 무인반납기를 체험해보고 있는 마크 오트워스 퓨어사이클 CEO와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퓨어사이클이 생산한 초고순도 재생 폴리프로필렌 소재 다회용 컵 회수를 시연하고 있다.CES 2022 SK그룹 전시장에서 SK텔레콤이 선보인 인공지능 기반 플라스틱컵 무인반납기를 체험해보고 있는 마크 오트워스 퓨어사이클 CEO와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퓨어사이클이 생산한 초고순도 재생 폴리프로필렌 소재 다회용 컵 회수를 시연하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은 열분해, 해중합 기술 등 화학반응을 통해 소재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폐플라스틱을 분쇄하거나 세척한 뒤 녹이는 등 기존 기계적인 방식보다 품질이 우수한 재생 소재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품질의 소재를 얻을 수 있고 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처리가 전 세계적인 환경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통해 생산된 재생 소재가 향후 높은 성장성을 갖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글로벌 환경 규제로 인해 플라스틱 재생수지(Recycle Regin)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약 2000만 톤 넘는 재생PP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퓨어사이클은 미국 오하이오와 조지아에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SK지오센트릭은 이번 재생PP 공장 설립으로 폐비닐에 열을 가해 납사 등 원료를 얻어내는 ‘열분해유’ 기술(작년 1월 미국 브라이트마크와 열분해유 사업협력 업무협약 체결)과 오염된 페트병과 의류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하는 ‘해중합’ 기술에 더해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3대 핵심역량’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2027년까지 연간 250만 톤 규모 플라스틱 생산량을 100% 재활용하겠다는 파이낸셜스토리 실현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의미라고 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이 ‘카본투그린(Carbon to Green)’ 전략에 따라 탄소중립을 실행하는데 있어 배터리사업과 함께 SK지오센트릭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혁신하면서 동시에 친환경 기술을 가진 해외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해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마크 오트워스 퓨어사이클 CEO는 “산업에 대한 SK지오센트릭의 전문지식과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생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퓨어사이클 특허기술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 세계 플라스틱 이슈를 해결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