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모습. 2022.1.16/뉴스1
중고차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매매단지에 머물러 있던 거래가 온라인으로 확장하면서 거래가 늘었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 성장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동안 고질적 문제로 꼽히던 허위매물과 미끼매물 등이 줄어들면서 소비자 신뢰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미국 컨설팅사 프로스트&설리반(Frost&Sullivan)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39조원에 달한다.
통신기기와 컴퓨터를 포함한 가전제품 시장(48조원)보다는 작지만 화장품 시장(28조원)이나 의약품 시장(23조원)보다는 크다.
다만 신차 시장(58조원)보다 작고, 거래대수도 신차 판매 대수의 1.4배에 불과하다. 미국(2.4배)과 영국(2.9배)과 독일(1.9배)에 비하면 아쉬운 모습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이유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낮고, 시장이 상대적으로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고질적인 허위매물, 주행거리 조작과 침수차·사고차 판매 등으로 소비자의 불신이 크다. 결국 중고차 거래 대부분이 눈으로 실물을 볼 수 있는 오프라인 선호로 이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온라인 판매 채널의 확대다. 직영 인증 중고차 모델을 도입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실제 케이카는 중고차를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전 18단계에 걸쳐 115개 검사 항목을 점검하고, 판매 후 3일 동안은 별도의 위약금 없이 환불 가능한 3일 책임 환불제를 도입했다.
덕분에 케이카의 온라인 매출액 성장률은 2018~2020년 평균 45%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 영향이 있었던 지난해는 75%에 달했다.
엔카닷컴도 가격 비교는 물론 구매자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도이치오토월드는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성능검사 및 품질 보증, 허위매물 필터링 등을 자체 운영 중이다. 헤이딜러는 편리성과 경매 등을 통해 투명성을 강화했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역시 임박했다. 현대자동차는 경기도 용인에, 기아는 전라북도 정읍에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신청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앞서 현대차그룹에 사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를 내렸지만, 중고차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중고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는 3월 이후 열릴 예정이다.
여기에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거래 통합 플랫폼 ‘오토벨’(Autobell)을 선보였다. 오토벨에서는 Δ내차 사기 Δ내차 팔기 Δ내차 시세 조회 등의 주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중고차에 대한 112가지 진단 결과를 알려주고, 3일간 시승 후 구매를 확정하는 온라인 홈서비스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고,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지면 중고차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이 전체 중고차 시장 규모를 키울 전망이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중고차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온라인 채널이 중고차 시장의 성숙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고차 시장의 성장 및 성숙화 측면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시장 진입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도 “개인 차량 보급이 늘어나고, 온라인화 기업화된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중고차 시장의 변화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