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시장에 판매된 전기차는 약 660만대로 전년에 비해 11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98.1% 증가한 34만8783대를 판매해 세계 전기차 판매 5위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5일 발간한 ‘2021년 주요국 전기동력차 보급현황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시장은 공급망 불안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생산지연 등으로 4%대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순수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수소전기차(FCEV) 등 전기동력차 판매는 전년대비 110.7% 증가한 666만대로, 2배 이상 성장세를 나타냈다.
순수전기차는 전년대비 119%가 증가한 473만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92.6% 증가한 192만대, 수소전기차는 86.3% 증가한 1만5500대가 각각 판매됐다. 이에 따라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전기동력차 점유율은 전년 3.9%에서 7.9%로 확대됐다.
◆중국서 세계 전기차 절반 팔려…한국은 9위 유지
지역별로는 중국의 급성장세가 돋보였다.
중국에서는 전년대비 166.6% 증가한 333만대가 판매돼 세계 전기동력차 시장점유율이 전년 39.5%에서 50%로 높아졌다.
중국 전기동력차 판매급증은 올해까지 연장된 보조금, 홍광미니 등 A세그먼트 보급형 모델 판매 확대, 지난해 신에너지차(NEV) 규제강화, 테슬라·니오와 같은 고가 전기차 시장성장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유럽(EU+EFTA, UK 등)은 내연기관차량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신차 출시 확대로 전년 대비 66.1% 증가한 234만대 판매를 기록, 세계시장점유율 35.1%를 차지했다. 특히, 독일은 2020년 도입한 혁신프리미엄 보조금제도를 2025년까지 연장하면서 전년대비 72% 증가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유럽 국가 1위를 기록했다.
영국은 지난해 보조금 축소, 지급요건 강화 등에도 불구하고 법인용 전기차 세제혜택을 통해 법인차 중심의 수요가 증가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6월까지 증액된 ‘보너스-맬러스’를 지급하고 노후차 교체지원을 하며 판매가 전년대비 62.3% 증가했다. 보너스-맬러스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라 부담금을 징수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의 환경정책 강화, 공공부문 전기동력차 구매제도 도입, 제작사 신규모델 투입확대 등으로 전기차 판매가 전년대비 101.3%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103.8% 증가한 12만9000대의 전기차가 판매되며 전년에 이어 9위를 유지했다.
◆테슬라 105만대로 1위…현대차그룹 35만대로 5위
제작사별로는 테슬라가 캘리포니아 프레몬트 공장, 상하이 기가팩토리 공급 확대로 전년 대비 128%증가한 104만5072대를 판매, 전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폭스바겐그룹은 MEB플랫폼을 채택한 ID.3 등 신모델 투입 확대와 ‘스코다’, ‘세아트’ 보급형 투입으로 84.2% 증가한 70만9030대 판매를 기록, 2위를 유지했다. 3위는 중국 전기동력차 전문기업 비야디(BYD)로 신 기술적용 모델과 신형 BEV 출시로 전년대비 232.2% 증가한 59만5089대를 판매했다. 4위는 홍광미니 판매 확대로 전년비 132.1% 증가한 51만5584대를 판매한 제네럴모터스(GM)그룹이 차지했다.
5위는 현대차그룹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채택한 아이오닉5, EV6, GV60 등 신모델 투입과 정부의 전기화물차 보급정책에 따른 판매 확대, 주요 수출시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플러그십하이드리드(PHEV) 라인업 강화로 전년대비 98.1% 증가한 34만8783대를 판매했다.
FCA와 PSA합병으로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전년 대비 162.8% 증가한 33만9375대를 판매, 전년 10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7위는 BMW그룹이다. iX3, X3 등 신형 모델을 투입해 전년 대비 79.9% 증가한 31만1513대를 판매했다. 8위는 중국 지리홀딩그룹이다. 볼보 신형 투입과 볼보-지리의 합작브랜드 ‘링크앤코’(Lynk&Co)판매 증가로 전년 대비 84.3% 증가한 29만4768대를 판매했다.
9위는 르노닛산얼라이언스다. 스프링EV 등 보급형 소형 투입과 PHEV 투입 확대로 전년대비 44.1% 증가한 27만9757대를 판매했다. 10위는 전년대비 46.1% 증가한 24만9037대 판매한 다임러그룹이 차지했다. 다임러는 스마트 브랜드와 EQA, MQS 등 BEV 라인업 확대로 판매를 늘렸다.
◆테슬라 모델3, 56만대 팔려 1위…국산차는 코나·니로만 20위권
전기차 모델별로는 테슬라 모델3가 56만3266대로 1위를 기록했다. 모델Y는 43만5672대로 2위, SAIC GM Wuling(상하이차-GM-울링 합작사)의 홍광미니는 42만6482대로 3위를 기록했다. 이들 상위 3개 모델이 전체 전기자동차 판매의 30.1%를 점유했다.
4위는 중국 BYD 한(8만7189대), 5위는 중국 체리 eQ1!(7만7159대), 6위는 중국 장안기차 베니(7만6468대), 7위는 르노 조에(7만6143대), 8위는 폭스바겐 I.D3(7만5355대), 9위는 폭스바겐 I.D.4(7만1728대) 10위는 중국 광조기차 Aion S(6만9220대) 순이었다.
현대차·기아는 E-GMP 적용 신형 전기차 출시에 대한 대기수요와 하반기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출고 지연으로 기존 모델인 코나와 니로만 20위권에 진입했다. 코나EV는 15위, 니로EV는 18위를 각각 나타냈다.
20위권내 중국계 브랜드 모델 판매 비중은 2020년 30.8%에서 지난해 40.2%로 증가했다. 또 20위권 모델의 합계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9.6%에서 지난해 55.3%로 하락했다.
상위 3개 모델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서 점유율이 전년 26.9%에서 30.1%로 상승한 반면, 하위 모델의 경우 모델 단위별 점유율이 1%대로 축소,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지난해 전기동력차 시장 확대는 보조금과 인프라 구축, 세제지원 등 각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은 크다”며 “중국 포함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온실가스 규제강화나 내연기관차 강제 퇴출 등 획일적 규제 위주 정책보다는 충전인프라 구축, R&D 세제 지원, 부품업체들의 구조조정 원활화 등 인센티브 위주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