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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125개 면적…아시아 최대 ‘테스트 트랙’ 열렸다

태안=변종국 기자
입력 2022-05-25 14:05:00업데이트 2023-05-09 11:38:57


25일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주행장. 이 곳은 한국타이어의 제품을 장착한 차량들이 타이어 성능과 품질 등을 시험하는 곳이다. 타이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의 상용화를 위해 넘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한국테크노링은 아시아 최대규모의 테스트 트랙으로 이날 처음 대중에게 그 모습을 공개했다.



주요 완성차 및 타이어 업체들이 자체 테스트 트랙을 가지고는 있지만, 한국테크노링은 규모부터 압도적이었다. 축구장 약 125개 크기의 부지면적(약 38만 평)에, 13개의 다양한 테스트 트랙을 갖췄다. 50대가 동시에 주행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최고 속도 시속 250㎞ 이상의 고속 주행 테스트는 물론 슬라럼(회피 기동), 차선변경, 원선회, 다양한 노면 상태에서의 핸들링, 승차감 및 소음 실험 등이 가능하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퍼포먼스는 물론 안전과 연비, 승차감 등을 결정하는 핵심요인이기에 운전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구현해 놔야만 한다는 게 한국타이어의 설명이다. 그래야만 완성차 업체들의 엄격한 자체 타이어 심사를 통과할 수 있고, 신차에 타이어를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재규어 i-pace 전기차을 타고 직접 테스트 트랙을 돌아봤다. 4.6㎞의 4차선 직선 고속주회로에서는 200㎞가 넘는 속도의 실험이 가능했다. 약 40도 가까이 옆으로 기울어 져있는 경사 도로를 달릴 땐 몸이 기울어 져 있었지만, 무섭다기보단 안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젖은 노면 핸들링 및 수막 곡선로가 인상적이었다. 비가 오는 상태에서 타이어를 실험하는 코스다. 128㎞ 속도까지 주행을 할 수 있는데, 수막곡선에 경우 1~10mm까지 수심을 조절 할 수 있게 해 놨다. 일반 아스팔트보다도 마찰 계수를 낮춰서 도로를 더 미끄럽게 해, 타이어를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았다. 국도와 아스팔트, 벽돌 도로 등 특수 노면으로 꾸며진 곳도 있고, 도로 중에 오래된 타이어가 절단되거나 찢기는 ‘칩컷’ 상황에서의 테스트도 가능하다고 한다.



세계 6위의 타이어회사인 한국타이어는 기술 혁신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테스트 주행 시설에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 타이어 기술의 끝판왕 이라 불리는 슈퍼카 및 레이싱 용 타이어는 물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에 맞는 타이어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마련해놔야 경쟁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테크노링에는 타이어 실험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시설도 갖췄다. 트럭과 버스 등 차종에 따른 평가도 가능하다. 특히 이곳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는 빅테이터 분석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된다. 높이 37.1m 높이의 컨트롤타워에서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노면과 기후에서의 주요 테스트 정보를 축적한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은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걸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어서, 급변하는 모빌리티 사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 한국테크노링을 완공하게 됐다”며 “타이어는 실제 지면과 맞닿는 유일한 제품이기에 체계적인 테스트는 필수적인 요소다. 극한의 상황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제품 개발은 물론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안=변종국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