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쉐보레 이쿼녹스’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한다. 이쿼녹스는 지난 2018년 한국GM이 수입 방식으로 국내에 처음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국내 출시 이후 경쟁사 중형 SUV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와 높은 가격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작년 4월부터는 국내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제너럴모터스(GM)가 올해 초 선보인 신형 전기차 ‘이쿼녹스EV RS’와 이름이 동일하지만 이번에 국내 출시를 앞둔 이쿼녹스는 내연기관 모델로 완전히 다른 차종이다.
한국GM은 다음 달 초 중형 SUV 이쿼녹스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번에도 이쿼녹스를 ‘중형 SUV’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크기를 보면 준중형 SUV에 가깝다. 현대자동차 준중형 모델인 투싼과 비슷한 크기다. 전장이 20mm가량 길지만 휠베이스는 투싼보다 짧다. 르노코리아 중형 SUV QM6와 비교해도 크기가 작다.
업계에서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정책을 위한 사전 준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한국GM은 이쿼녹스가 북미 시장에서 도요타 라브4, 폭스바겐 티구안, 혼다 CR-V, 지프 체로키 등과 경쟁하는 콤팩트 SUV(북미 기준)라고 소개했다. 현대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포함된 시장이다. 국내에서 중형 SUV로 불리는 현대차 투싼과 기아 쏘렌토는 북미 시장에서 미드사이즈 SUV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대형 SUV로 여겨지는 현대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 쉐보레 트래버스 등도 미국에서는 미드사이즈 SUV로 통한다.
국내와 북미 시장에서 차급을 분류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북미 시장에서 콤팩트 SUV와 경쟁하는 이쿼녹스가 국내에서 중형 SUV로 소개되면서 소비자 선택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GM 측은 쉐보레 이쿼녹스가 미국 시장에서 올해 1분기 콤팩트 크로스오버부문 판매 3위를 차지할 만큼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쿼녹스가 다시 합류해 소형과 대형, 초대형 등 SUV 라인업의 마지막 단추인 중형 부문을 채운다고도 했다.
이쿼녹스 부분변경 모델의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이전 1.6리터 에코텍 디젤 엔진 대신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적용됐다. 중형 세단 말리부에도 장착된 엔진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성능과 효율을 높인 GM 라이트사이징 기술이 적용됐다.
외관 디자인도 다듬어졌다. 브랜드 최신 디자인이 반영돼 날렵한 헤드램프와 크롬 장식이 더해졌다. 이전에 비해 역동적이면서 세련된 인상이다. 새로운 구성의 테일램프 LED와 신규 휠 디자인도 적용됐다. 실내 구성도 큰 변화보다는 기능과 소재 개선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이밖에 국내 출시 모델 주요 제원과 가격, 트림 등은 출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국GM은 설명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