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쏘, 코란도의 (디자인) 정신으로 돌아가는 첫 번째 작품이 토레스다.”
쌍용자동차 ‘올드팬’의 가슴을 뛰게 할 만한 한마디였다.
29일 경기 평택 쌍용차 디자인센터에서 ‘쌍용차 디자인 철학 미디어 설명회’가 열렸다. 이강 쌍용차 디자인센터 상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인 토레스의 실제 모습을 미디어에 공개하며 잃어버린 야성을 되찾는 신호탄이라고 소개했다.
무쏘와 코란도는 국내 명차로 꼽히는 쌍용차의 대표작이자 유산이다. 이 상무가 새롭게 정립한 “Powered by Toughness(강인함에 의해 추진되는 디자인)”라는 디자인 철학에는 정통 SUV 브랜드로 이름을 날리던 그때의 쌍용차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 첫걸음이자 2020년 쌍용차에 합류한 이 상무의 데뷔작인 토레스는 무쏘로부터 영감을 받아 나온 차로 알려졌다.
토레스는 과거 쌍용차의 이미지였던 튼튼하고 안전한 외관에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실내 디자인으로 구성해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사전계약 건수(13일~27일)만 2만 5000대를 넘어서며 최근 KG그룹이 인수자로 확정된 쌍용차의 재매각 및 회생 절차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물로 확인해 본 토레스의 외관 전면부는 그릴이 기둥처럼 수직으로 뻗어 견고한 성곽을 연상케 했고, 후면에는 스페어타이어를 형상화한 테일게이트 가니시를 적용해 추억 속의 ‘SUV 감성’을 건드렸다. 바위산으로 이뤄진 칠레 국립공원에서 이름을 따온 것처럼 강인함이 물씬 풍겼다.
반면 실내는 첨단 자동차의 세련미가 눈에 띄었다. 쌍용차에선 처음으로 12.3인치 크기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물리버튼 없이 터치스크린으로 공조장치 등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운전자 시야 확보를 위해 운전대 상하단부를 납작하게(D컷) 만든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상무는 “토레스의 이미지를 처음 구상할 때 머리에 염색도 하고, 귀걸이도 한 사람의 세련된 터프함을 떠올렸다”며 “공부만 잘하는 친구보단 기타도 치고 친구도 많고 멋쟁이인 그런 사람처럼 보였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추후 출시될 코란도의 후속 모델인 ‘KR10(프로젝트명)’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토레스보다 더 오프로더의 특성을 잘 보여줄 모델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토레스는 극단적인 오프로더가 되는 것보단 과거의 강인함과 대중적 호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디자인으로 구성하고자 했다”며 “KR10은 이보다 더 터프함이 강조될 것이며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두 가지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