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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업계 새 화두 SDV… ‘스마트폰보다 똑똑한 자동차’ 나온다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 2023-06-24 10:16:00업데이트 2023-06-24 10:27:33
독자적인 차량용 운영체계(OS)로 작동하는 테슬라 전기차 내부. [테슬라 제공]독자적인 차량용 운영체계(OS)로 작동하는 테슬라 전기차 내부. [테슬라 제공]
최근 모빌리티 산업의 새 화두인 SDV(Software Defined Vehicle)는 미래 자동차 모습을 ‘바퀴 달린 대형 첨단 스마트폰’으로 변모시킬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로 구동되는 자동차의 성능은 디지털 디바이스 못지않게 최첨단이다. 스마트폰에서 핵심이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같은 모바일용 운영체제(OS)인 것처럼, 오늘날 자동차는 차량용 OS를 통해 주행 제어와 외부 센서 데이터 처리, 외부 인프라와의 통신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차량용 OS도 주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활용되는 게 무선(OTA) 기술이다. OTA 기술 덕분에 내비게이션이나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같은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SDV 시대가 본격화되면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성능은 더 강화될 것이다.

3㎏ 전자제어유닛으로 2t 자동차 제어


자동차업계에 SDV 바람을 몰고 온 것은 테슬라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테슬라는 그에 앞서 SDV로 큰 주목을 받았다. 기존 자동차는 여러 부품이 각각 모듈화돼 분산 방식으로 제어됐다. 각 부품을 제어하는 전용 컨트롤러(MCU)가 100개 넘게 필요했고, MCU를 통합 관리하는 OS의 성능도 낮은 편이었다. 반면 테슬라는 자동차 부품을 소프트웨어로 통합 제어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선 차량 내 개별 장치를 통합 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OS가 필요하다. 테슬라는 통합 칩셋 3~4개로 차량을 제어하는데, 기존 자동차가 수십 개의 칩셋으로 분산 운영되는 것과 대비된다. 이처럼 테슬라의 하드웨어 혁신은 통합 칩셋을 바탕으로 한 중앙 집중 제어 시스템에 있다. 무게 3㎏ 정도의 전자제어유닛(ECU)으로 2t 무게의 자동차를 제어하는 것이다.

이제 기존 자동차 브랜드들도 단순히 ‘전기차 시대’를 부르짖는 데 그치지 않고 통합 칩셋 기반의 중앙 집중 제어 시스템으로 차량을 제조하고 있다. 다만 난제는 SDV를 실제로 어떻게 구현할지 여부다. 말 그대로 스마트폰과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를 현실화하려면 칩셋을 기계적으로 통합해 그 수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차량용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SDV 구현의 핵심이다. 테슬라가 리눅스 기반의 독자적인 차량용 OS ‘테슬라 소프트웨어’를 도입한 이유다.

스마트폰과 다른 차량용 OS 독자 개발 열풍

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 포티투닷(42dot)의 자율주행 버스. [뉴스1]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 포티투닷(42dot)의 자율주행 버스. [뉴스1]
이에 따라 기존 자동차 기업들도 OS의 중요성에 눈뜨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다만 대다수 브랜드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자사 차량에 도입해 제한적으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선보이는 데 그치고 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자 자동차 제조사들은 독자 OS 도입이 SDV 구현을 위한 핵심 과제임을 인식하고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중심으로 SDV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요타(우븐플래닛홀딩스), 폭스바겐(카리아드) 등 해외 자동차업체도 각각 자회사를 통해 SDV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SDV 구현을 위한 자동차업계의 독자 OS 개발 열풍은 스마트폰용 OS 산업과는 다른 양상을 띤다.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 아이폰 말고는 삼성전자처럼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혹은 안드로이드 오픈소스를 가져다가 반쪽짜리 자체 모바일 OS를 서비스하는 정도다. 그 결과 스마트폰용 OS 시장을 iOS와 안드로이드가 양분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자동차 산업에서는 테슬라가 독자 OS로 관련 시장을 리드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독자 OS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는 스마트폰과 달리 최소 수천만 원으로 가격이 비싼 데다, 한 번 구매하면 5년 이상 사용하기 마련이다. 차량 운행과 안전, 충전 등 핵심 기능을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서비스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제조사로선 타사가 만든 OS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고객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핵심 기준은 차체보다 SDV 운용에 필요한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안전성, 기능성이 될 가능성이 적잖다.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독자 OS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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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395호에 실렸습니다》



김지현 테크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