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EC랩장 한영훈 상무가 26일 경기 용인시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차량용 화면인 ‘스위블 디스플레이’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일본 도요타 계열 부품사 아이신을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5위(배터리 제외)에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크기가 변하고(스위블) 화면이 말리는(롤러블) 최신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기술 선도와 수주 확대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하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 톱100’ 순위에서 독일 보쉬, 일본 덴소, 독일 ZF, 캐나다 마그나, 중국 CATL에 이어 6위로 나타났다. 이 매체는 매년 글로벌 업체들의 완성차 대상 매출액을 집계해 순위를 발표한다. 올해부터는 전기차 부품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도 순위에 포함시켰다.
현대모비스가 배터리 제조사 CATL을 제외한 전통적 자동차 부품업체 중에서는 5위에 오른 것이다. 일본 아이신(7위)보다 앞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2011년 10위에 진입한 뒤 지난해에는 6위까지 올랐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322억 달러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는 여기에 더해 차량용 소프트웨어의 발달과 함께 수요가 늘고 있는 고급 디스플레이 분야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26일 경기 용인시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서 국내 언론사를 상대로 신기술을 소개하는 ‘미디어 테크 데이’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34인치의 초대형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스위블 디스플레이’, 상황에 따라 위아래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을 시연했다. 증강현실(AR) 기술로 활용도를 높인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술도 소개했다.
현대모비스의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주행 정보 등을 나타내는 화면을 돌돌 말아 주는 기술이다. 운전자의 조작이나 주행 상태에 따라 최대 30인치에 이르는 화면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소 운전 중에는 3분의 1만 쓰다가 내비게이션을 쓸 때는 3분의 2를 꺼내 쓰는 것이다. 스위블 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은 제품이다. 차량 운전석에서 조수석까지 이어진 대형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화면 위주로 구성된 차세대 콕핏(운전석과 조수석)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게 해준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핵심 부품 분야 해외 수주 목표를 53억5000만 달러로, 이 중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 등 전장 분야의 해외 수주 목표는 18억3000만 달러로 정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