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방식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이 연료를 소비하면서 구동을 담당하고, 전기모터는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르노코리아자동차의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인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에 전기차 특유의 기능과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접목했다. 이를 통해 최근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로 평가받고 있다.
전기차는 원 페달 드라이빙(One Pedal Driving)이라는 기능이 있어, 가속 페달 하나로만 주행과 감속이 가능하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속도를 줄이고 차를 멈추기 위해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지만, 전기차는 꼭 그렇지 않은 것이다.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제동이 걸리면서 속도가 줄어든다.
이 과정은 전기모터가 제동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에 저장하는 절차이다. 전기차는 움직일 때 버려지는 제동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하고 다시 주행에 사용한다. 이런 방식으로 에너지를 재활용하면서 전기차처럼 주행거리를 늘린다. 이 기능이 XM3 E-TECH 하이브리드에 적용돼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은 처음 사용할 때는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익숙해지면 페달을 두 개 사용할 때보다 편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오른발을 계속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로 옮기는 수고가 없기 때문이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더 많은 에너지를 회수하고 저장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두 개의 전기모터를 사용한다. 15kW(20마력) 용량의 작은 전기모터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최대로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에 저장한다. 저장된 에너지는 36kW(49마력)를 발휘하는 큰 전기모터로 보내져 구동을 담당한다.
100% 순수 전기모드로 달릴 수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도심에서 이동 시간의 최대 75%를 전기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다. 차가 많이 막히는 서울에서 주행거리가 길지 않은 편이라면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출퇴근이 가능하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엔진이 가동되는데, 연비가 높은 편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17.4km/ℓ의 효율적인 복합연비를 인증받았다. 고속도로 연비(17.3km/ℓ)보다 도심 연비(17.5km/ℓ)가 높은 것도 XM3 E-TECH 하이브리드가 지닌 특성이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의 익숙한 편리함에 전기차의 효율성을 더하면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하이브리드 SUV’를 받았고, ‘올해의 소형 SUV’와 ‘올해의 디자인’을 수상하면서 3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