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타입 901과 911 S/T
포르쉐가 최근 아이코닉 스포츠카 911의 6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을 공개했다. 60주년 기념모델 이름은 ‘911 S/T’다. 포르쉐에 따르면 911 S/T는 자연흡기 엔진이 탑재된 911 GT3를 기반으로 수동변속기를 얹어 특별히 제작된 모델이다. 가장 경량화된 992 타입 모델로 총 1963대만 생산된다고 한다. 1963은 포르쉐 911의 시작을 알린 ‘901(타입 901)’이 처음 공개된 연도를 의미한다. 이때부터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911의 모습이 정립됐다. 이후 프랑스 완성차 브랜드 푸조가 가운데에 ‘0’이 들어간 차명에 대한 상표권을 주장하면서 1964년부터 포르쉐는 911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당시 901타입 911에는 공랭식 6기통 수평대향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30마력의 성능을 발휘했다.
1963년 처음 선보인 포르쉐 첫 번째 911(타입 901)
60주년 기념 한정판 모델인 911 S/T에는 911 자연흡기 엔진 라인업 최고모델인 GT3 RS에 탑재된 525마력 4.0리터 자연흡기 박서엔진이 장착된다. 6단 수동변속기를 맞물리면서 기존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PDK)보다 기어비를 짧게 설정해 보다 즉각적인 반응을 구현했다고 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에 소요되는 시간은 3.7초, 최고속도는 시속 300km다. 경량 스포츠배기시스템은 기본사양으로 제공돼 자연흡기 특유의 운전재미를 더한다.911 자연흡기 모델 라인업 중에서도 911 GT3 투어링과 GT3 RS의 성격을 조합했다고 한다. 국내에는 ‘911 GT3’만 출시됐다. 911 GT3 투어링 패키지의 차체를 기반으로 911 GT3 RS의 경량 요소를 더했다고 포르쉐 측은 설명했다. 보닛과 루프, 프론트 윙, 배기구 등은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롤케이지와 리어액슬안티롤바 등도 더해졌다. 마그네슘 퓔과 PCCB 시스템, 리튬이온스타터배터리, 경량 글래스 등은 기본사양으로 제공된다. 경량화를 위해 단열재를 줄이고 리어액슬스티어링 기능은 뺐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경량 클러치를 새롭게 개발하고 서스펜션 구조도 변경했다. 이를 통해 공차중량 1380kg을 구현했다. GT3 투어링보다 40kg가량 가벼운 수준이다. 원조 911의 스타일에 맞춰 대형 리어윙은 생략했다. 트랙보다는 일반도로에 최적화해 개발된 모델로 전륜과 후륜 마그네슘 휠 크기는 각각 20인치, 21인치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된 풀버킷시트 역시 기본 제공되는 품목이며 4방향 조절이 가능한 스포츠시트플러스도 추가 비용 없이 선택할 수 있다. 스포츠크로노패키지 계기반과 시계는 클래식한 그린 포르쉐 컬러로 마감된다.
옵션으로는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911 S’ 레이싱 버전에서 영감을 받은 익스클루시브헤리티지 디자인 패키지를 고를 수 있다. 쇼어블루메탈릭 신규 외장 컬러와 세라미카 림 컬러 등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도어에는 0부터 99까지 원하는 숫자를 입힐 수 있다. 후면에는 포르쉐 로고와 전용 레터링이 장식으로 더해진다.
인테리어는 클래식 코냑 컬러 직물 소재와 블랙·코냑 컬러 가죽, 세미 아닐린 가죽 트림, 다이나미카 소재 타공 패턴 루프 라이닝,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 등으로 꾸몄다. 911 GT3와 마찬가지 911 S/T 전용 시계 제품도 선보인다.
포르쉐 911 S/T의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해외 판매 시작가격은 29만2187유로(약 4억1600만 원)부터다. 헤리티지디자인 패키지 가격은 1만7505유로(약 2500만 원)다. 911 S/T 구매자만 살 수 있는 전용 시계 가격은 1만1950유로(약 1700만 원)로 책정됐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