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29일 8인승 대형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인 신형 ‘파일럿’을 출시했다. 8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4세대 모델로 기본에 충실한 정통 SUV를 추구하면서 공간·편의·안전·성능을 모두 강화했다.
혼다는 올 하반기 파일럿을 시작으로 중형 SUV인 CR-V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 어코드 등 신차를 줄줄이 선보이며, 그동안 부진했던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압도적인 공간 갖춘 정통 SUV
4세대 ‘올 뉴 파일럿’은 이전 세대보다 덩치가 더 커졌다. 차체 길이가 5m를 넘고, 높이도 1.8m 이상이다. 덩치가 커진 만큼 내부 공간도 넓어졌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이전 세대보다 증가한 527ℓ로 동급 최대이며, 3열 시트 폴딩 시 1373ℓ, 2열 시트를 접으면 2464ℓ까지 확장된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있는 1열 좌석에는 새로운 글로벌 프레임을 적용해 운전자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제어한다. 접이식인 2, 3열 좌석은 캠핑, 차박 등 다양한 레저활동에 유용하다. 특히 2열 가운데 좌석은 탈부착할 수 있으며, 성인 남성 기준으로 설계된 3열 공간은 남녀노소는 물론 반려동물 이동 시에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혼다 최초의 10단 자동변속기 탑재
신형 파일럿은 최신 4세대 V6 엔진을 탑재했다. 북미에서 팔리는 아큐라(Acura) 등 전륜 기반 고급 모델을 위해 개발된 전체 알루미늄 구조의 엔진이다. 혼다 브랜드 최초로 10단 자동변속기도 적용됐다. 이를 통해 강력한 주행 성능과 높은 연비를 실현했다.
도로 상황에 따라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트루 토크 벡터링 기술도 적용됐다. 일상 주행 시에는 프로팰러 샤프트(엔진의 구동력을 앞뒤로 전달하는 부품) 회전을 차단해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방지하고, 전륜만으로 동력을 전달해 연료 효율을 높인다. 반대로 흙길이나 빗길, 눈길 등에서는 후륜에 최대 70%의 동력을 전달하거나 좌우 한쪽 축으로 힘을 완전히 보내 주행감을 높인다.
◆美 IIHS 최고 안전 등급 획득
올 뉴 파일럿은 최근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충돌테스트에서 최고 안전 등급인 TSP+(Top Safety Pick+)를 획득했다. 혼다의 독자적인 안전 차체 설계 기술인 ACE™와 개선된 에어백 시스템 덕분이다.
기본 적용되는 혼다 센싱은 90도 광각 카메라와 120도 광각 레이더를 추가해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CC)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CMBS) ▲도로 이탈 경감 시스템(RDM) ▲후측방 경보 시스템(BSI) 등의 안전 기능을 지원한다.
혼잡한 교통 상황에서 카메라로 차선을 감지해 시속 0㎞부터 작동하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TJA) 기능과 시속 10㎞ 이하의 저속 주행 시 차량 앞·뒤에 있는 물체를 감지해 구동력을 제어하는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LSBC) 기능도 파일럿 최초로 이번에 새롭게 적용됐다.
이밖에 7가지의 다양한 주행 모드와 12개의 고성능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오디오 시스템, 트렁크를 닫은 후 자동으로 모든 도어를 자동으로 잠그는 워크 어웨이 락 등의 편의 사양이 신형 파일럿에 대거 탑재됐다.
◆하반기 어코드·CR-V 하이브리드 출시 대기
혼다는 지난 2008년 1만2356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 점유율 20.04%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걸었다. 2020년에는 점유율이 1%대로 떨어졌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단 604대 판매에 그쳐 시장 점유율이 0.4%에 불과했다.
혼다 판매가 이처럼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제품군 부족이었다. 혼다는 이번 신형 파일럿 출시 전까지 한동안 중형 SUV 모델인 CR-V와 미니밴 오딧세이 두 종만 판매했다. 특히 어코드, 시빅 등 세단 모델의 부재가 뼈 아팠다.
그러나 앞으로는 분위기가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는 파일럿에 이어 조만간 어코드의 11세대 완전 변경 모델(휘발유·하이브리드)을 출시한다. 어코드는 코로나 대유행 전 매년 5000대 이상 팔리던 효자 모델이었다. CR-V도 휘발유 모델에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혼다는 최근 신차 부족과 100% 온라인 판매 전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올해하반기부터는 신차가 대거 투입되고, 한일 관계도 좋아지고 있어 판매량이 빠르게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