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중간 오버랩 정면충돌 테스트 모습. 사진 출처|IIHS 홈페이지 캡처
미니밴은 여유로운 탑승 공간과 가족을 위한 편리한 시트 구성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패밀리카로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아이를 둔 가장들이라면 SUV와 미니밴 사이에서 고민하다 가족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미니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이하 IIHS, 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가 발표한 미니밴 중간 오버랩 정면충돌 테스트에서 미니밴의 2열 안전성이 1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주로 아이들과 부모님이 앉는 2열 좌석의 안전성에 관한 문제여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미니밴 4개 차종 2열 안전성 ‘M’ 혹은 ‘P’ 등급
IIHS는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 차량의 충돌 안정 성능과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19일 IIHS는 미니밴 뒷좌석(2열)의 안전에 관한 중간 오버랩 정면충돌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중간 오버랩 정면충돌 테스트는 시속 약 60km/h로, 차량 전체 넓이의 40%가 운전석 쪽 장벽을 충돌하게 하는 테스트다.
IIHS는 2022년부터 뒷좌석 탑승자를 위해 테스트를 업데이트했다. 앞좌석에 적용된 안전 설계가 뒷좌석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기아 카니발. 사진 제공| 기아
이번 테스트 차종은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기아 세도나(국내명 카니발), 혼다 오디세이, 도요타 시에나 등 4개 미니밴이다. 충돌 안전 평가 등급은 우수(good) > 양호(acceptable) > 보통(Marginal) > 불량(Poor)으로 구분되는데, 4개 미니밴들은 1열 안전성 평가에서 대부분 최고 등급인 ‘G’를 획득했다.미니밴 중간 오버랩 정면충돌 테스트 결과표. 사진 출처|IIHS 홈페이지
하지만 뒷좌석(2열) 승객의 안전성 평가는 크게 차이가 났다. 우선 2열 안전성 전체 평가에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기아 세도나(국내명 카니발), 토요타 시에나는 ‘M’ 등급을 받았고, 혼다 오디세이는 ‘P’ 등급을 받아 충격을 줬다.항목별로 살펴보면 국내에서 가장 폭넓게 사랑받고 있는 기아 카니발은 머리&목 ‘M’, 가슴 ‘M’, 대퇴골 ‘G’, 보호장치는 ‘A’ 등급을 받았다. 토요타 시에나는 머리&목 ‘G’, 가슴 ‘M’, 대퇴골 ‘G’, 보호장치는 ‘P’ 등급을 받았다. 안전한 차라고 믿었던 토요타가 승객 보호 안전장치에서 ‘P’ 등급을 받은 것도 다소 충격적이다.
혼다 오딧세이. 사진제공| 혼다 코리아
이어 혼다 오딧세이는 머리&목에서 최하인 ‘p’ 등급을 받았고 가슴 ‘M’, 대퇴골 ‘G’, 보호장치 ‘A’ 등급을 받으며 전체 평가에서 불량을 뜻하는 ‘p’ 등급을 받았다. 충돌 테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인 머리&목에서 ‘p’ 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충돌 사고 시 승객의 머리와 목에 치명적인 부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의미다.●미니밴 2열 안전성 강화 시급하다
토요타 시에나. 사진 제공| 토요타 코리아
IIHS는 “모든 차량이 2열 안전성을 갖춰야 하지만, 주로 패밀리카로 활용되는 미니밴은 특히 2열 안전성이 주요하다”라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니밴의 2열에 최고의 가용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더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라고 밝혔다.이번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미니밴 2열 좌석 안전띠는 지나치게 조여지거나, 안전띠 위치가 적절하지 않아 충돌 시 가슴과 복부 등에 2차 부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IHS는 “4대의 미니밴 가운데 도요타 시에나만 뒷좌석 안전띠에 프렌텐셔너(충돌 시 안전띠가 강제로 감겨 탑승자의 안전을 확보해주는 기능)가 적용됐다”라며 “그런데도 다른 모델을 포함해 안전벨트로 인한 더미의 부상이 많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IIHS는 “앞 좌석은 개선된 에어백과 진보된 안전벨트로 인해 더 안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개발에도 불구하고 뒷좌석은 팽창하는 앞 에어백으로 인해 부상을 입을 수 있으며, 안전 등급 역시 안전 시트에 고정된 어린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라며 “패밀리카 용도로 어린이 탑승 빈도가 많은 2열의 안전띠 미착용 경고, 적절한 안전벨트 위치 확보, 2열 안전을 확보한 에어백 적용 등 1열 운전석 공간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