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올 해는 람보르기니의 창사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고성능차들에 '63'이라는 숫자의 리버리를 간간히 적용했었는데 람보르기니 창사연도인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아무튼 창사 60주년을 맞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특별한 팝업 전시를 열었습니다. 람보르기니의 역사적인 모델과, 현재 주력 퍼포먼스카 총 4대를 전시했습니다. 통유리창 너머 쿤타치와 디아블로의 모습이 엿보이는데, 이 두 대를 실물로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반 전시기간 제일 먼저 달려갈 가치가 있었습니다.
앞쪽 보닛의 왼쪽과 오른쪽 단차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보면 역시 이탈리아 차인가보다 합니다.
면도날을 연상시키는 사이드핀 형태의 에어벤트가 많이 추가되고, 모든 바디파츠가 바디컬러와 동일하게 도색된 것이 25주년의 특징. V자로 꺾인 고정형 윙 또한 존재감을 강화합니다. 리어 타이어는 무려 345/35ZR15 사이즈. 휠 지름은 요즘 경차보다도 작은 사이즈지만, 타이어 폭은 어마합니다. 사진에 제대로 안 찍혔지만 뒷펜더 쪽엔 베르토네 디자인 뱃지도 붙어 있습니다.
이 날 이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기에 열심히 사진을 담아둡니다. 조명이 좀 이상해서 뒷면을 찍으면 색감이 애매하게 번지는게 아쉽네요.
팝업 헤드램프 덕에 앞모습이 매우 날렵했고, 위로 솟아오르듯 열리는 시저 도어를 유지하면서 사이드 윈도우가 더욱 깔끔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이 전시차는 1995년에 추가된 디아블로 SV입니다. SV 트림은 Super Veloce라는 풀네임에 걸맞게 출력을 기존 492마력에서 517마력으로 높이고, 사륜구동이었던 VT트림과 달리 후륜구동 전용의 구성으로 차이를 두었습니다. 미드십 배치된 엔진에 공기를 빨아들이게끔 두개의 후드 스쿱을 두고, 블랙 휠, 블랙 테일램프 하우징, 리어 스포일러 등 더욱 매력적인 드레스업이 특징입니다.
디아블로는 쿤타치보다는 조금 짧게 1990~2001년간 생산되었습니다. 1998년 아우디가 람보르기니의 새 주인이 되면서 전체적 디자인을 보다 세련되게 매만지고 V12 엔진의 배기량을 6.0리터로 키운 디아블로 VT 6.0이 최후기형으로 생산되었습니다. 아우디 인수 이후부터 람보르기니는 경영난을 뚫고 무르시엘라고, 가야르도 등 모델들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지금처럼 수퍼카 브랜드의 강력한 한 축으로 성장했습니다.
람보르기니 60년 역사간의 플래그십 모델 계보의 설명을 모아둔 공간. 다른 수퍼카들과 달리 특별히 한정생산되진 않았으나, 미우라 이래 모든 람보르기니 V12 모델들은 데뷔하자마자 각 시대의 수퍼카 아이콘이 되었고, 차 좋아하는 많은 젊은이들의 침실 포스터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60년 역사동안 변하지 않는 공통점은 모두 V12 엔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자리에 전시되지 않았으나 아벤타도르의 후속인 레부엘토 또한 V12 자연흡기 대배기량 엔진을 유지하며, 다운사이징이 불어닥친 수퍼카/하이퍼카 영역에 간만에 V12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60년 람보르기니 역사의 주요 타임라인을 표현한 곳. 트랙터 사업으로 일찍이 부자가 된 창업주 페루초 람보르기니가 페라리를 타다가 품질에 실망하여 내 손으로 직접 스포츠카를 만들기로 결심해서 태어난 회사라는 일화는 정말 유명하죠. 더 놀라운건 수퍼카 장르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미우라의 등장이 람보르기니 창사 3년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 람보르기니 하면 떠올리는 미우라, 쿤타치, 디아블로 등 모델 외에도 수익성을 꾀하기 위해 군납용 사륜구동 오프로더도 만들어보고, 흥행에 실패한 차들로 인해 경영난에도 빠져 어려움도 겪어봤지만 결과적으로 1998년 아우디 인수 이래 지금까지는 항상 유행을 이끌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람보르기니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아트 작품과 시뮬레이터, 수퍼트로페오 아시아 트로피, 로저 드뷔 콜라보 시계 등 다양한 아이템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 우라칸 STO로 인제스피디움을 달려볼 수 있는 시뮬레이터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우르스 퍼포만테. 2017년 데뷔하여 럭셔리 스포츠 SUV 장르에서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LM002 오프로더를 만들어봤던 과거 역사, 폭스바겐그룹의 고성능 SUV 노하우 때문에 더욱 설득력있게 SUV라는 장르에 다가갈 수 있었으며, 우르스가 너무 잘 팔려서 람보르기니 공장 면적을 2배로 늘렸다고 하죠. 우르스 퍼포만테는 고성능 버전으로, 기본 우르스 대비 중량을 47kg 줄이고 출력을 650마력에서 666마력으로 높였습니다. 이젠 우르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우르스 S도 출력은 666마력으로 동일하지만, 각종 공격적인 카본 에어로파츠가 선사하는 존재감은 여전히 상위 모델답습니다.
엘레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우라칸 STO와 람보르기니 브랜드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라칸 STO. 우라칸도 2014년 데뷔 이후 아직까지 현역이라 내년이면 벌써 10년이 지나가는데, 낡아보이는 듯한 느낌이 전혀 안 듭니다. 출시 초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V10 5.2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유지하고 있으며, 후기형 들어 라인업은 기본 에보(EVO), 에보 RWD, 테크니카, 스테라토(오프로더형), STO 순으로 확장됩니다. STO는 Super Trofeo Omologato의 줄임말로, 수퍼트로페오 컵 레이스용의 호몰로게이션 버전을 뜻합니다. 매우 넓고 큰 고정형 리어윙, 도드라지는 후드 에어 스쿱 및 센터 샤크핀, 공기 흡입 면적을 더욱 공격적으로 넓힌 바디킷이 마치 리버리만 없는 레이스카를 보듯 합니다. 수납공간을 모조리 포기한 통카본 도어트림, 미니멀하지만 스웨이드로 고급스럽게 꾸민 실내 또한 멋졌습니다. 제일 압권은 STO라는 네이밍을 리어 그릴에 엠블럼도 아니고 아예 통으로 뚫어서 표현한 것. 전시차 주변 직원분께 요청하면 실내에 앉아볼 수 있으니, 꼭 앉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람보르기니도 페라리 못잖게 자유롭고 정교한 디자인 커스터마이징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람보르기니들이 차 자체가 화려해서 뭘 더 입히지 않아도 충분하지만, 세상에 나 혼자만의 람보르기니를 갖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겠죠.
람보르기니 서울 팝업 전시행사는 우리나라 실제 소장 중인 귀한 람보르기니 헤리티지 수퍼카를 가까이서 살펴보면서, 람보르기니의 역사와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매우 재미있는 구성이었습니다.
EV라운지 파트너 아방가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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