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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중 가장 빠른 전기차답네”… 제로백 3.5초에도 안정적 가속

구특교 기자
입력 2023-11-16 03:00:00업데이트 2023-11-16 03:00:00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전기차 중 가장 빠른 가속도를 보여주는 ‘메르세데스-AMG EQE’. 벤츠코리아 제공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전기차 중 가장 빠른 가속도를 보여주는 ‘메르세데스-AMG EQE’.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가장 빠른 전기차인 ‘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를 타기 전 다소 긴장됐던 게 사실이다. 평소 전기차 택시를 탈 때 가속 구간에서 차가 튀어나가는 듯할 때 찾아오던 울렁거림이 기억나서다. 그런데 AMG EQE는 달랐다. 서울 강서구와 경기 고양시 일대를 3시간가량 주행한 뒤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이 3.5초로 매우 짧은데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게 인상적이었다.

빠른 가속도에도 안정적 주행 성능을 보여주는 데는 AMG 전용 전기 모터가 한몫했다. 최고 출력은 460kW(킬로와트)에 최대 토크는 950Nm(96.9kg·m)으로 강력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전기 모터에는 AMG 퍼포먼스 4매틱+ 가변형 사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돼 주행 상황에 맞게 토크를 배분해준다. 기계식 사륜구동 시스템보다 더욱 빠르게 반응하는 장점이 있다.

계기판부터 중앙 디스플레이, 조수석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거대한 화면 구성이 눈에 띈다. 벤츠코리아 제공계기판부터 중앙 디스플레이, 조수석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거대한 화면 구성이 눈에 띈다. 벤츠코리아 제공
AMG EQE의 장점은 실내에서 특히 빛났다. 전기차답게 실내에는 화려한 전자 장비들로 승부를 보겠다는 벤츠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 조수석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거대한 화면이 가장 눈에 띄었다. ‘MBUX 하이퍼스크린’으로 불린다. 조수석 탑승자도 바로 앞 화면을 이용해 지도를 볼 수 있고, 음악을 고를 수 있어 편리했다.

증강현실(AR)이 결합된 내비게이션은 실제 운행에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좌회전을 하기 전 내비게이션에 실제 도로 화면이 보이고 그 위로 화살표가 길 위에 표시된다. 평소 서울의 복잡한 도로에서는 내비게이션을 보고도 길을 잘못 드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신호등 바로 아래 정차했을 때 실제 화면을 통해 신호가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유용했다. 운전석 유리창 헤드업디스플레이도 상세하게 길을 안내했다. 덕분에 굳이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앱을 차량과 연동할 필요가 없었다.

버튼의 부드러운 터치감, 선명한 음향, 화려한 조명은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야간 운행 시에는 MBUX 하이퍼스크린과 앰비언트라이트가 어우러지며 마치 제트기 조종석에 탄 것처럼 느껴졌다. 파노라마 선루프 덕분에 뒷열에 앉은 탑승자도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외관 디자인은 활 모양 같은 라인을 적용했다. 차량 전면부에는 크롬 재질의 수직 방향 스트럿바와 함께 AMG 전용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을 더했다. 공기 역학 효율도 신경을 썼다. 양쪽 범퍼 좌우에 구멍을 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돕는 ‘에어 커튼’을 달았다.

5월 국내에 공식 출시된 AMG EQE에는 초경량 고성능 배터리가 탑재됐다. 배터리 용량은 90.56kWh(킬로와트시)로 최신 리튬 이온 기술이 사용됐다. 1회 충전 시 354km(국내 인증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권장 소비자 가격(부가세 포함)은 1억4380만 원.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빠른 속도에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로선 고민을 해볼 법하다.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전자 장비 신기술이 가득한 점도 AMG EQE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