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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철수 이어 도요타도 감산… 日자동차 ‘脫중국’ 가속

김재형 기자 , 한재희 기자
입력 2023-12-05 03:00:00업데이트 2023-12-05 03:00:00
일본 도요타는 이달 초 중국 국영기업인 디이자동차와 합작해 만든 톈진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도요타 측은 “설비 노후화 등에 따른 생산 시스템 최적화를 위한 목적으로 미리 계획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다른 해석이 나왔다. 최근 중국에서의 급격한 판매량 감소 때문에 도요타가 감산에 나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 시간) “지난달 도요타가 현지 딜러에게 감산 일정 연장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톈진 공장 생산 중단의 원인이 판매 부진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 지지통신 또한 “도요타가 가솔린 엔진 자동차 판매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결정한 대대적인 생산 조정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3위 자동차 제조국 일본이 ‘탈(脫)중국’ 대열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모습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자동차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로컬 업체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지 자동차 시장 내 로컬 브랜드의 1∼10월 누적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사상 처음 50%를 넘겨 55.3%까지 치솟았다. 2019년 34.1%에서 4년 만에 21.2%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은 22.7%에서 14.5%로 낮아졌다. 독일 브랜드들(2019년 24.2%→2023년 1∼10월 18.1%)도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피해 가지 못했다. 한국도 지난해 점유율이 1.6%까지 추락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도요타는 상반기(1∼6월) 글로벌 생산량이 505만8248대로 전년 동기보다 12.8% 늘어났지만 중국에서는 판매량 감소에 공장 계약직 근로자 1000명을 해고했다. 혼다와 닛산 역시 중국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국을 떠나기로 결정한 일본 기업들도 있다. 2019년 12만3581대에서 지난해 3만1826대로 판매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미쓰비시는 지난달 광저우자동차그룹과의 합작 사업 중단과 중국 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오랜 기간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동남아시아에서 오히려 중국산 자동차의 공세에 시달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10월 중국의 자동차 누적 수출은 392만2000대로, 월별 수출량을 고려할 때 연간으로는 누적 50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BYD는 ‘가성비’를 내세운 전기차로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업계들도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신흥 자동차 시장도 서서히 전기차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어 한중일 3국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자동차 강국 독일 업체들도 중국에 대한 추가 투자를 포기하는 추세”라며 “한국과 일본이 동남아 같은 신흥 시장에서 경쟁에 밀리면, 안 그래도 의존도가 높은 미국과 유럽에 더 기댈 수밖에 없어 치열한 격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