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들 기업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가진 계열사 지분 가치도 껑충 뛰었다. 다만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을 승계받기에는 불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이 가진 현대차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 지분 가치는 지난 28일 종가 기준 약 3조82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정 회장 주식 가치는 지난 2021년 말 약 3조64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9200억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다시 크게 반등했다.
정 회장 지분 가치가 오른 것은 현대차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현대차가 매출액 162조6343억원, 영업이익 15조37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영업 이익 전망치의 두 배 수준이다.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도 1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도 올해 들어 각각 약 30%, 63% 상승했다. 정 회장이 가진 현대차 지분 2.65%의 가치도 올해 초 8790억원에서 이달 현재 약 1조1400억원으로 올랐다. 기아 지분 가치도 올해 초 약 4343억원에서 현재 7061억원으로 63%가량 증가했다.
다만 주식 가치 상승은 승계를 앞둔 정의선 회장에게 불리한 측면도 있다.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 가치도 대폭 오르면서 승계에 필요한 자금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가진 현대차그룹 지분 가치는 이달 현재 약 4조4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보다 20% 가까이 증가했다. 상속세율 60%를 적용하면 정 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2조6000억원이 넘어간다.
한편 정몽구 명예회장이 내년 86세 고령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정의선 회장의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정 명예회장이 지난달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지분을 막내딸인 정윤이 사장에게 모두 매각하면서 본격적인 승계 작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