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기간 현대차그룹은 4위와의 판매량 격차를 약 69만 대에서 91만 대 수준으로 벌리면서 일본 도요타그룹,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함께 자동차 ‘빅3’ 체제를 공고히 했다.
18일 각 사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730만4000대를 팔아 도요타(1123만3000대), 폭스바겐(924만 대)에 이어 판매량 3위에 올랐다. 그 뒤로는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가 연합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639만9000대)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그룹(618만8000대)이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톱5’ 순위가 변하지는 않았지만 2022년 대비 빅3와 4, 5위권의 격차는 벌어졌다. 3위 현대차그룹과 4위의 판매량 격차는 2022년 68만8000대에서 지난해 90만5000대로 벌어졌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처음 글로벌 톱5에 진입했다. 2020년 4위에 이어 2022년 3위에 올라섰다. 이런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지난해에는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양사 합계 기준 역대 최대인 26조7348억 원(영업이익률 10.2%)에 달하며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가 이런 결과를 견인했다.
향후 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최근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A―’로 상향 조정했다. 피치 20개 신용등급 중 상위 7번째에 해당하는 ‘A―’ 등급 이상을 획득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은 현대차·기아와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등 총 7개사밖에 없다. 피치는 “현대차·기아의 전동화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중장기 전동화 목표 및 투자 계획을 업데이트하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경기 불황기에 업계에서 자동차 가격 인하 추세가 거세다 보니 지난해와 같은 수익성을 거두긴 힘들어 보인다”면서도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미래차 전환에 경쟁력을 갖춘 만큼 당분간 무난히 빅3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