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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삼성·닛산 지우고 새 출발… ‘사명부터 엠블럼·차명까지’ 브랜드 전면 개편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4-04 12:15:00업데이트 2024-04-04 14:00:30
르노코리아가 내년 수입 방식으로 출시할 순수전기차 ‘르노 세닉 E-테크 일렉트릭’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르노코리아가 내년 수입 방식으로 출시할 순수전기차 ‘르노 세닉 E-테크 일렉트릭’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1998년 삼성자동차를 전신으로 2000년 르노삼성자동차와 2022년 삼성을 뗀 르노코리아자동차를 거쳐 사명을 ‘르노코리아’로 변경했다. 일본 닛산과 협력해 삼성으로 시작된 브랜드가 삼성과 완전히 결별해 온전한 프랑스 르노 브랜드로 거듭난 것이다. 국내 생산 전동화 신차 프로젝트를 앞두고 한국 시장에서 새롭게 출발한다는 취지다.

르노코리아는 3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소재 성수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명 변경 내용을 발표했다. 기존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뺀 르노코리아로 사명을 확정했다. 프랑스 르노 브랜드의 국내법인 성격이 강해진 모습이다. 이와 함께 공식 엠블럼은 삼성자동차에서 시작된 태풍의 눈에서 다이아몬드 모양 프랑스 르노 ‘로장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는 “이번 사명 및 엠블럼 변경은 125년 역사 프랑스 르노 브랜드 가치를 국내 소비자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기존 자동차 제조·판매업체를 넘어 한국에서 사랑받는 모빌리티 브랜드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르노 아르카나. 새로운 로다주 엠블럼이 적용되고 모델명이 기존 XM3에서 글로벌 제품명으로 변경됐다.르노 아르카나. 새로운 로다주 엠블럼이 적용되고 모델명이 기존 XM3에서 글로벌 제품명으로 변경됐다.
새 엠블럼이 적용된 르노 QM6. QM6는 해외에서 탈리스만으로 판매되지만 국내 높은 인지도를 고려해 모델명은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한다.새 엠블럼이 적용된 르노 QM6. QM6는 해외에서 탈리스만으로 판매되지만 국내 높은 인지도를 고려해 모델명은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엠블럼 변경과 함께 차 이름도 르노 글로벌 모델명으로 통일된다. 글로벌 전략 모델인 XM3의 경우 해외 판매명인 ‘르노 아르카나’로 판매된다. 내·외관 엠블럼도 르노 로장주가 태풍의 눈을 대체한다. 다만 해외에서 꼴레오스와 탈리스만으로 판매되는 QM6와 SM6는 현행 모델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SM6는 엠블럼도 기존 태풍의 눈 로고를 그대로 사용한다.

르노코리아는 QM6의 경우 한국 시장 내 블록버스터 모델로 기존 인지도를 이어가기 위해 차명을 유지하면서 엠블럼만 변화를 줬고 중형 세단인 SM6는 후속 개발 계획이 없어 현행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M6를 마지막으로 르노코리아 중형 세단의 단종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에 새 단장을 거친 ‘르노 성수’ 플래그십스토어이번에 새 단장을 거친 ‘르노 성수’ 플래그십스토어
온전한 르노 브랜드로 거듭난 만큼 신차 전략도 변화가 감지된다. 르노삼성 시절부터 르노코리아는 매년 신차 부족이 브랜드 성장을 발목 잡는 요인으로 꼽혔다. 1년에 국내에 내놓는 굵직한 신차가 1종 내지 2종에 불과해 신차효과가 사라지면 흐름이 끊기면서 상습적으로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신차 부족은 내수 판매뿐 아니라 국내 공장 생산물량과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악순환이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신차 출시 주기가 빠르거나 수입 모델로 내수 판매 라인업을 보완한 다른 완성차 브랜드의 전략도 르노코리아 부진을 심화시켰다.

브랜드 개편을 거친 르노코리아는 전동화 신차 ‘오로라 프로젝트’와 르노그룹 신차 도입 등을 통해 신차 부족에 따른 부진을 해소하려는 모습이다. 먼저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를 선보이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매년 신차 1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판매되는 르노 브랜드 승용 모델과 상용차에 대한 국내 수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가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가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는 “올해 오로라1과 내년 르노 세닉, 오로라2 등 2026년까지 매년 신차 1종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해외에서 판매되는 르노 승용 모델과 상용차(LCV)의 한국 출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드블레즈 대표는 “과거보다 많은 신차를 선보여 한국 내 르노 브랜드 입지를 다지겠다”며 “르노의 최고를 한국에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야심차게 준비 중인 오로라1 신차의 공개 시점으로는 오는 6월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부산모터쇼)’를 이날 드블레즈 대표가 직접 언급했다. 오로라1은 D세그먼트(중형급) 하이브리드 SUV 모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볼보가 개발한 중국 지리자동차 범용 플랫폼 CMA를 활용한다. 오로라1 신차 공식 데뷔 무대는 올해 부산모터쇼가 될 전망이다. 공식 출시는 하반기를 목표로 한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1 신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 받은 CMA 플랫폼에 프랑스 르노의 최신 디자인 감성과 혁신 기술을 적용한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오로라1 신차 출시를 기점으로 국내 고객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명성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아르노 벨로니 르노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국내 브랜드 마케팅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아르노 벨로니 르노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국내 브랜드 마케팅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질 비달 르노 디자인총괄 부사장이 브랜드 디자인 방향성을 소개하고 있다.질 비달 르노 디자인총괄 부사장이 브랜드 디자인 방향성을 소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새로운 브랜드 전략 ‘일렉트로 팝(Electro Pop)’을 국내 시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일렉트로 팝 브랜드 전략은 모터스포츠 F1 노하우에 기반한 전동화 기술을 아우르는 르노 E-테크(E-Tech)와 르노 최신 인포테인먼트 ‘오픈R 링크(openR link)’ 중심 커넥티비티, 안전에 중점을 둔 휴먼퍼스트(Human-First) 등 3가지 기술을 핵심 기반으로 한다. 르노코리아는 이를 통해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대변되는 프랑스적 감성의 헤리티지에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조합해 르노만의 독창적인 고객경험을 국내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플래그십스토어 르노 성수 내부플래그십스토어 르노 성수 내부
글로벌 르노 브랜드 최신 스토어 콘셉트도 도입한다. 플래그십스토어로 기존 르노코리아 성수사업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르노 성수’를 운영한다. 국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성수를 첫 플래그십스토어 장소로 낙점했다고 한다.

르노 성수는 지난 1995년 건립된 기존 건물 1층과 2층 전체를 르노그룹 글로벌 스토어 표준에 맞춰 조성된 브랜드 공간이다. 리모델링에 프랑스 르노 본사 디자인팀이 참여해 브랜드 헤리티지와 정체성을 강조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바자렐리(Victor Vasarely)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패턴이 스토어 외관 디자인으로 담겼고 내부는 타일부터 가구와 장식 등에 한국적인 디테일을 더했다고 한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기본으로 프랑스 감성 카페(얀 쿠브레, 4월 7일 오픈)와 팝업스토어, ‘디 오리지널(The Original)’ 르노 굿즈 컬렉션 매장 등을 운영하고 테이블 축구게임과 포토존도 마련했다.
르노는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굿즈 제품으로 구성된 디오리지날 컬렉션을 기획했다. 의류부터 미니어처, 테이블축구와 머그컵, 스케이트보드 등 다채로운 제품을 판매한다. 가장 작은 64:1 크기 미니카가 9900원이고 조금 더 큰 제품은 3만 원이 넘어간다.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하지는 않다.르노는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굿즈 제품으로 구성된 디오리지날 컬렉션을 기획했다. 의류부터 미니어처, 테이블축구와 머그컵, 스케이트보드 등 다채로운 제품을 판매한다. 가장 작은 64:1 크기 미니카가 9900원이고 조금 더 큰 제품은 3만 원이 넘어간다.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하지는 않다.
디 오리지널 르노 굿즈 컬렉션도 눈여겨 볼만하다. 르노코리아는 브랜드 접근성과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 르노그룹이 주도해 다양한 굿즈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판매 제품 모두 해외 르노 전시장 판매 제품과 동일하다고 한다. 르노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은 그래픽 티셔츠와 모자 등 의류부터 미니카와 완구, 스케이트보드 데크와 머그컵까지 다채로운 굿즈를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스타필드 등 국내 유명 쇼핑몰과 주요 지역에 르노 성수와 동일한 콘셉트가 적용된 브랜드 공간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르노코리아는 전했다.

이날 르노코리아는 내년 수입 방식으로 출시할 전기차 ‘르노 세닉 E-테크 일렉트릭(electric)’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르노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은 르노 AmpR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기차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한 87kWh급 배터리가 탑재돼 유럽 기준으로 최대 600여km 주행이 가능한 거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 열린 ‘제네바모터쇼 2024’에서는 기아 EV9과 BMW 5시리즈, 푸조 3008, 볼보 EX30, BYD 씰, 도요타 C-HR 등 경쟁모델을 제치고 ‘2024 올해의 차’를 수상한 바 있다.

신기한 기능으로는 솔라베이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눈길을 끈다. 천장 유리 불투명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선루프처럼 전면 상단 버튼을 이용하거나 음성명령(국내 적용 여부 미정)으로 조작할 수 있다. 뒷좌석 암레스트 활용도도 높였다. 커버를 열면 수납공간이 있고 컵홀더를 돌려 사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컵홀더 앞부분에는 홈을 만들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기기 사용이 많은 요즘 사람들 라이프를 고려해 고안한 아이디어로 볼 수 있다.
르노 세닉르노 세닉
르노 세닉 실내르노 세닉 실내
르노 세닉 솔라베이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유리 투명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르노 세닉 솔라베이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유리 투명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르노 세닉 운전석르노 세닉 운전석
컵홀더와 스마트기기 고정 장치가 적용된 르노 세닉 뒷좌석 암레스트.컵홀더와 스마트기기 고정 장치가 적용된 르노 세닉 뒷좌석 암레스트.
르노 세닉 트렁크르노 세닉 트렁크
르노 세닉 휠. 에어로디자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르노 세닉 휠. 에어로디자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르노 세닉 전면 보닛 내부. 내연기관 자동차만큼 복잡한 구성을 보인다.르노 세닉 전면 보닛 내부. 내연기관 자동차만큼 복잡한 구성을 보인다.
르노 세닉 전기 충전구. 전면 우측 휠하우스 상단에 전기 충전구가 마련됐다.르노 세닉 전기 충전구. 전면 우측 휠하우스 상단에 전기 충전구가 마련됐다.
르노 디오리지날 굿즈 컬렉션르노 디오리지날 굿즈 컬렉션
르노 성수에서 운영되는 프랑스 파리 감성 디저트카페 얀 쿠브레. 오는 4월 7일부터 운영한다.르노 성수에서 운영되는 프랑스 파리 감성 디저트카페 얀 쿠브레. 오는 4월 7일부터 운영한다.
(왼쪽부터)아르노 벨로니 르노 마케팅 총괄 부사장과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사장),  질 비달 르노 디자인총괄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왼쪽부터)아르노 벨로니 르노 마케팅 총괄 부사장과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사장), 질 비달 르노 디자인총괄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