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가 지난달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우루스SE’. 전기차(EV)
모드에서는 편안한 데일리카로, 레이싱 모드에서는 람보르기니 특유의 운전 성능을 즐길 수 있다. 람보르기니 제공
‘두 개의 심장.’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중심가의 신차 공개 행사장. 중국 현지 취재진 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한 차량이 공개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영롱한 오렌지 빛깔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조명 아래 반짝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의 플러그인(PHEV) 하이브리드 SUV ‘우루스SE’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우루스SE를 두 개의 심장으로 표현하며 “하나의 차량으로 상반된 두 가지 라이프스타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우루스SE는 람보르기니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 모델이다. 전기(EV) 모드로만 6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도심 지역 운전에 최적화돼 연비 주행과 편안하고 조용한 운전이 가능해 패밀리카로 활용할 수 있다.
다음 날 인터뷰를 진행한 스테파노 코살터 우루스 제품라인 디렉터는 “스포츠카로 아이를 태우러 학교에 가거나 주말에 고속도로를 타고 여행을 가는 편리한 용도로도 운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나 트랙 주행(코르사) 모드로 변경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안락함을 뒤로한 채 스포츠카 본연의 운전 성능을 보여준다. 우루스SE의 최고 출력은 800마력이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4초. 이 모드에서는 변속기 성능도 끌어올려 드리프트가 용이해지고 트랙 코너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진다.
람보르기니 최고기술책임자(CTO) 루벤 모어는 “우루스SE는 편안함과 운전의 재미라는 서로 다른 특성을 조화롭게 결합한 차량”이라며 “다른 어떤 차량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우루스SE는 2028년 순수 전기차 모델 출시를 앞둔 람보르기니의 전동화 전략의 중간 단계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글로벌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며 내연기관 기술의 정점에 있는 람보르기니도 새로운 변화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모터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우루스SE는 기존 내연기관 우루스 대비 배기가스 배출량을 80% 줄일 수 있다. 우루스SE에서 새롭게 추가된 모드인 충전(리차지) 모드를 선택하면 최적의 성능으로 운행하며 최대 80%까지 배터리도 충전할 수 있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람보르기니의 상징인 황소 엠블럼의 휘어진 꼬리 모양을 본뜬 주간 주행등이 눈에 띄었다. 새로운 디자인의 23인치 대형 휠이 차량의 압도감을 불러왔다. 람보르기니 관계자는 “실내 운전석의 디지털 조작 버튼은 마치 비행기 파일럿석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우루스SE는 고객에게 100가지 이상의 차량 외관 색상 옵션을 제공한다. 내부 인테리어도 47가지 색상 조합과 4가지의 자수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우루스 라인은 한국에서 람보르기니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인기 모델이다. 코살터 디렉터는 “한국 소비자들은 다른 나라 소비자보다 일상생활에서 SUV의 편리함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남부 이탈리아 레이싱 트랙에서 엄격한 테스트를 거친 우루스SE의 운전 성능이 더해져 더욱 유니크한 차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