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도로나 차량통행이 적은 도로는 잔설과 불랙아이스가 많아 감속운전을 해야하는 위험도로다. 사진=자동차시민연합 제공
기록적인 폭설과 영하의 날씨로 인해 잔설 등으로 곳곳에 위험한 도로가 늘고 있다. 겨울철 눈길 도로에서는 안전 운전법은 단순한 권고사항이 아닌 안전을 지키는 필수 수칙이다.사고 위험을 낮추는 핵심: 속도 조절과 안전거리 확보
눈길과 빙판길에서는 차량 속도가 사고의 심각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차량의 제동거리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에, 속도를 조금만 줄여도 사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속 30km로 달리는 차량의 제동거리는 약 9m이지만, 시속 60km로 주행하면 36m로 4배나 길어진다. 눈길에서는 이 거리가 더욱 늘어나며 충돌 위험이 급격히 상승한다.
독일 도로안전협회(ADAC)는 눈길 사고를 줄이기 위해 ‘HALT 법칙’을 제안했다. 이는 속도를 줄이고(High speed reduction), 안전거리를 확보하며(Avoid tailgating), 타이어 상태를 점검하고(Look at tires), 미끄러운 도로에 대비한 운전 기술을 익히는(Train for slippery roads) 전략이다. 특히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도로가 잦은 바이에른 주에서 이 법칙은 사고 발생률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했다.
블랙 아이스, 새벽, 심야 도로 치명적 위험
블랙 아이스는 도로 표면이 얇은 얼음층으로 덮이는 현상으로, 운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겨울철 도로 위험 중 하나다. 이는 시각적으로 거의 확인되지 않아 도로의 스펀지처럼 차량을 미끄러지게 만든다. 주로 밤사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간대에 터널 입구, 다리 위, 강변도로 등에서 발생한다.
눈이 많은 나라, 핀란드 사례가 제시하는 교훈
핀란드는 혹독한 겨울 날씨와 도로 환경으로 인해 매년 눈길 사고 위험이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핀란드 정부는 ‘50/50 캠페인’을 도입했다. 이 캠페인은 눈길에서 속도를 50% 줄이고 안전거리를 두 배로 늘릴 것을 권장하는 정책이다. 그 결과, 주요 도시의 교통사고율이 30% 이상 감소하며 정책의 효과를 입증했다.
눈길 안전 운전법
1.속도 줄이고 안전거리 확보
눈길에서는 평소보다 2~3배 이상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서행해야 한다. 이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충분히 대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2.급제동·급가속 금지
급제동은 차량이 미끄러지는 주요 원인이다. 브레이크를 나눠 밟는 ‘더블 브레이크’ 기술이나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 속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
3.겨울용 타이어와 체인 준비
겨울용 타이어는 저온에서도 높은 접지력을 제공하며, 체인은 급경사나 빙판 구간에서 필수적이다. 다만 도로가 녹은 경우 체인을 바로 제거해 차량 손상을 방지해야 한다.
4.커브와 경사로에서의 감속
커브에 진입하기 전 반드시 속도를 줄여야 한다. 커브 구간에서 급제동하거나 핸들을 급격히 돌리면 차량이 회전하거나 전복될 위험이 크다.
눈길 도로, 속도 줄이고 안전거리 늘리고
핀란드와 독일의 사례는 속도 조절과 기본 수칙 준수가 사고 위험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국내 운전자들도 폭설과 결빙 도로를 지날 때 철저히 대비하고, 기본 안전 수칙을 지키는 운전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대표는 “속도는 사고와 비례한다는 원칙은 눈길에서는 첨단 장치 부착 신차도 동일하므로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는 확보하는 운전이 사고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