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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본, 한국 자동차 시장 공습…틈새 노린다

뉴시스(신문)
입력 2024-12-11 17:00:00업데이트 2024-12-11 17:01:29
ⓒ뉴시스
중국계 사모펀드가 국내 렌터카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 상황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중국 최대 자동차 유통업체와 손잡고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린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시장보다 틈새시장인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을 조금씩 뺏어가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계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는 지난 6일 국내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어피니티는 현재 롯데렌탈 최대 주주인 호텔롯데로부터 약 1조5700억원에 롯데렌탈 지분 56.2%를 매입할 계획이다.

앞서 어피니티는 지난 8월 국내 렌터카 2위 사업자인 SK렌터카 지분 100%도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바 있다.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실사를 끝내고 인수를 확정하면, 국내 렌터카 업계 1~2위 업체를 모두 소유하며 확고한 시장 지위를 얻게 된다.

올해 3분기 기준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8%, 15.7%로 양사 합계 40%에 육박한다. 다른 사업자는 현대캐피탈(12.8%), 하나캐피탈(6.2%) 정도이며, 나머지는 기타 중소업체(44.5%)들이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에 등록된 차량은 각각 26만대, 19만대로 플릿(자동차 대량 판매) 시장의 큰 손으로 통한다. 어피니티가 완성차 시장에서도 무시 못할 영향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BYD는 내년부터 국내에서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중국 본토 최대 딜러사인 하모니오토그룹과 손을 맞잡았다. 하모니오토그룹은 2005년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설립된 회사로, 지난 2013년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현재 중국 17개성, 40개 도시에서 80곳 이상의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모니오토그룹은 BYD 판매를 위해 서울 강서구와 용산구에 전시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서울 마포구, 제주도 제주시·서귀포시, 경기도 김포시 등에도 매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한국 법인인 ‘하모니뉴에너지오토서비스코리아’도 설립했고, 자본금도 1억원에서 현재 1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확대했다.

하모니오토그룹은 한국 법인의 사업 목적에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자동차 부품 판매 및 수리·정비, 할부금융, 태양광 등도 명시해 향후 한국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화교 업체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들어온 적은 있지만, 중국 본토 딜러사의 진입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며 “BYD가 중국계 자본과 손잡고 렌터카 시장부터 공격적으로 파고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차 구매를 망설이던 한국 고객들도 렌터카 경험을 시작으로 인식이 바뀔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내 로보택시 시장을 기술력과 데이터 측면에서 앞서는 중국 업체들에게 뺏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