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11월 미국에서 각각 82만5148대, 72만318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기아는 0.1%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54만8333대에 달했다.
현대차가 연초부터 11월까지 미국에서 80만대 이상 판매한 것은 지난 1986년 미국 시장 진출 후 사상 처음이다. 올해 전체로는 9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가 미국에서 급성장하며, 올해 들어 지금까지 현대차 미국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 이상으로 높아졌다.
기아도 셀토스,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카니발 등 스포츠실용차(SUV) 모델 중심으로 미국 내 판매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미국 시장 합산 판매량이 사상 처음 170만대선을 돌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의 국내 판매량과 미국 판매량의 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1월 현대차·기아의 미국과 국내 시장 판매 차이는 29만1817대였으나 올해는 40만8832대로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진 지난 2021년 이후 미국 시장은 국내 시장을 제치고 현대차그룹의 최대 시장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며 “북미 사업을 책임지던 호세 무뇨스 사장이 현대차 대표이사로 임명된 것도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대변해 준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는 내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내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HMGMA에서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 5 생산을 시작했으며, 내년에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 9도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수입차 고관세 정책은 여전히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기아가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팔리는 주요 차종의 생산지가 한국과 멕시코이어서다. 올해 단일 차종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아 차량은 K3로 멕시코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