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BYD 승용 브랜드 론칭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조인철 BYD 코리아 승용부문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6/뉴스1 ⓒ News1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한 중국 업체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 진출과 함께 ‘가성비’를 앞세우며 국내 완성차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20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국내 첫 출시 모델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판매에 돌입했다. 아토3는 2022년 출시 이래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 이상 팔린 BYD의 대표 모델 중 하나로, 리튬인산철(LFP)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상온 복합 기준 321㎞다.
국내에는 기본형과 상위 모델인 아토3 플러스, 두 가지 트림을 출시한다. 가격은 각각 3150만 원, 3330만 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보다 앞서 출시한 일본에서는 4000만 원, 동남아에서는 3000만 원 중반에 판매되고 있다.
LFP배터리를 사용해 보조금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가격 자체가 낮아 실구매가는 2000만 원 후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아토3 보조금은 아직 미확정으로 2월 고객 인도 전 확정될 예정이다.
아토3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기아(000270) EV3, 현대자동차(005380) 캐스퍼일렉트릭이 판매 호조를 보인 소형 전기 SUV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V3는 3995만 원부터, 캐스퍼 일렉트릭은 2740만 원부터 판매한다.
두 차량 모두 에너지 효율이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사용해 아토3보다 품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만, 차량 크기나 실내 공간은 아토3가 조금 더 넓다. 각 차량의 장단점을 고려하더라도 1000만 원 이상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가성비’를 선호하는 고객 수요가 아토3로 향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제고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 부문 대표는 “아토 3 타깃 고객은 젊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분들”이라며 “고객이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는 최적화 가격을 책정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토3의 등장은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중견 3사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들 중 KGM는 유일하게 중형 전기차 SUV 토레스EVX를 판매하고 있다. 판매가는 4438만 원으로 아토3보다 1000만 원 이상 비싸다. 아토3와 체급 차를 고려하더라도 무시 못 할 가격 차이다. 두 차량 모두 LFP 배터리를 사용해 보조금에서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올해 ‘세닉 E-테크 일렉트릭’과 ‘이쿼녹스EV’를 각각 국내에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두 차량은 모두 소형 SUV로 아토3와 시장이 겹치는데 국내 예상 판매 가격은 모두 4000만 원이 넘을 전망이다. 두 차량 모두 수입 후 판매해야 하는데 최근 고환율로 인해 가격을 낮추기 쉽지 않다.
BYD가 시장에 안착할 경우 가성비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BYD로 향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현대차·기아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BYD는 한국 진출과 함께 전국에 전시장과 AS망을 구축하면서 품질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BYD는 중형 전기 세단 ‘씰’(SEAL), 중형 전기 SUV ‘씨라이언 7’(SEALION 7) 등도 올해 출시하며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견 3사 고객이 BYD로 향할 수 있다”며 “BYD의 품질 이슈가 떠오르지 않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현대차, 기아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