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부터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에서 전기차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해당 공장에서는 i10, i20, 베이온(Bayon) 등 내연기관 차량만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A세그먼트(경차) 모델인 i10의 생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대신 전기차 생산 설비를 확충한다.
현대차가 이즈미트 공장에서 생산할 전기차 모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B세그먼트(소형차) SUV 모델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튀르키예 정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다. 다만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현지 부품 공급업체들과 협력해 부품 조달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기차 생산은 현대차의 유럽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튀르키예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아니지만, EU와 관세동맹을 맺고 있어 자동차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 역시 현재 이즈미트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80% 이상을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최근 튀르키예 법인명도 기존 ‘현대아산’에서 ‘현대모터 튀르키예’로 변경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유럽과 튀르키예 전기차 시장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2023년 튀르키예 전기차 업체 TOGG가 전기 세단 T10F를 출시한 데 이어, 2027년에는 중국 BYD도 튀르키예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BYD는 전기차뿐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포함해 연간 15만대를 튀르키예에서 생산할 예정이며, 연구·개발(R&D)센터도 함께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튀르키예 전기차 생산 결정은 단순히 공장 전환이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향후 전동화 모델 확대와 함께 시장 점유율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